[US오픈] US오픈골프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50㎝짜리 파퍼팅을 성공시키면서 역대 최다타수차(15타)로 2위그룹을 제치고 우승을 확정지은 타이거 우즈는 이미 승리가 예견되었듯이 한손을 불끈 쥐고 포효하는 특유의 제스처가 아닌 오른팔을 가볍게 들어 팬들에게 인사를 하는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승리의 순간 우즈는 오른팔을 들어 팬들의 환호에 답한 뒤 캐디 스티브 윌리엄, 함께 라운딩한 어니 엘스와 차례로 포옹하고는 갤러리들에게 손을 흔들어 우승을 자축했다.

우즈는 시상식을 마친뒤 "캐디 윌리엄과 6라운드의 연습라운딩을 해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 어느 대회보다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기에 더욱 기쁘다"고 소감을 밝힌 뒤 " 아버지의 날을 맞아 아버지에게 감사드린다"며 부친에게 고마움을 표시.

0... 이날의 백미는 타이거 우즈의 노련한 경기운영.

전날까지 2위와 10타차를 유지한 우즈는 초반 우승을 굳히려는 전략으로 무리하지 않고 스코어차를 지키는 전략을 택했다.

이제껏 백스핀을 넣은 특유의 과감한 어프로치샷을 자랑하던 우즈는 전반내내 그린 앞쪽에 어프로치샷을 떨어뜨렸고 퍼팅도 연이어 홀컵을 앞두고 멈춰서는 등 파세이브에 주력했다.

그러나 후반들면서 우승을 자신한 우즈는 대회최저타수기록을 염두에 둔 듯 과감하게 홀컵을 공략, 후반에서만 버디 4개를 잡아 대기록을 세웠다.

0...이날 화창한 날씨속에 페블비치골프링크스를 가득 메운 수만명의 갤러리들은 타이거 우즈의 팬클럽이라 표현해도 과함이 없을 정도로 줄곧 우즈를 따라 다녔다.

코스주변과 관중석을 가득 메운 갤러리들은 우즈가 후반들어 버디행진을 시작하자 야구장에서나 볼 수 있는 `파도응원'을 하는가하면 해변 모래사장에 `TIGER'를 새겨 그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심지어 몇몇 갤러리들은 18번홀에서 그린을 향해 걸어가는 우즈에게 큰절까지 했고 우즈는 미소와 함께 모자를 벗어 정중히 답례.

0... 우즈가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지은 바람에 치열한 순위다툼은 2위그룹에 집중됐다.

전날 단독2위로 떠오른 어니 엘스, 1타차로 뒤진채 바짝 따라붙던 미겔 앙헬 히메네스, 파드레이그 해링턴이 각축을 벌인 2위다툼은 결국 히메네스와 엘스가 공동 2위를 하며 싱겁게 끝났다.

전반 6홀까지 버디3개를 잡으며 단독2위로 부상한 히메네스가 앞서가는 듯 했지만 17,18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하며 결국 엘스와 동타로 경기를 마감.

0...지난 1월 메르세데스 챔피언십 플레이오프에서 우즈에게 우승을 내준 어니 엘스는 이날 라운딩을 마친후 한계를 절감한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엘스는 "우즈의 경기를 보는 것이 두렵다"고 털어놓고 "앞으로 10년간은 우즈 때문에 고생하게 됐다"고 토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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