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o 2000] 잉글랜드, 34년 만에 독일에 승리

중앙일보

입력

축구종가를 자부하는 잉글랜드가 66년 월드컵 결승전에서 승리 이후 무려 34년 만에 독일을 꺾었다.

잉글랜드는 17일 벨기에 샤를루와에서 벌어진 유럽선수권대회 A조 경기에서 백전 노장 시어러의 결승골에 힙입어 ‘전차군단’ 독일을 1-0으로 누르고 8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1차전에서 포르투갈에게 일격을 당한 잉글랜드나 루마니아와의 경기에서 졸전을 벌이며 비긴 독일. 양 팀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위기에서 맞붙었다. ‘숙명의 라이벌’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양 팀의 승부는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였다.

정확한 센터링을 자랑하는 베켐과 신세대 스트라이커 오웬을 앞 세운 잉글랜드는 우측 측면 공격을 중심으로 독일 골문을 위협했고, 키르스텐과 얀커를 전방에 배치한 독일은 중앙돌파와 날카로운 좌우 측면 공격으로 잉글랜드에 화답했다. 양 팀의 날카로운 공격은 잉글랜드의 시만, 독일의 칸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득점 없이 전반을 마친 양 팀의 공세는 후반에도 계속됐다. 그리고 잉글랜드의 백전 노장이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후반 7분 독일 진영 우중간에서 잉글랜드가 얻은 프리킥을 베켐이 빈 공간을 활용하는 센터링을 했고 시어러가 넘어지면서 헤딩 슛, 이날의 유일한 골을 뽑아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시어러가 잉글랜드에 멋진 선물을 안겨주는 순간이었다.

선제골과 함께 경기의 주도권을 잡은 잉글랜드는 이후 독일의 맹공을 잘 막아내 결국 1-0으로 승리했다. 1승을 거둔 잉글랜드는 포르투갈에 이어 조2위로 뛰어올랐고 1무 1패의 독일은 예선 탈락의 위기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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