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 "한국증시 큰 폭 하락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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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한국 주식시장은 경제회복세가 가속화되지 않으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것이며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상황이라고 미국계 증권사인 메릴린치가 지적했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메릴린치는 지난 15일 낸 `한국시장 분석:정상회담과 그 의미'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메릴린치는 그 이유로 회사채시장 마비와 리스크회피 현상에 따라 자금의 단기부동화가 이루어지면서 회사채 차환곤란 →기업도산→실업증가→경제부진의 악순환을 초래할 가능성을 들었다.

또 지난 10년간 주가와 밀접한 관계를 보여온 투자지출이 앞으로도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크지 않고 투신사 문제가 심각해 92~94년 경우처럼 투신사 및 은행신탁계정의 신용확대에 의한 경기부양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꼽았다.

보고서는 따라서 채권시장 회복과 자금흐름의 정상화를 위한 정부의 대책이 시급하다면서 ▲공적자금 추가조성 ▲금융기관의 추가부실에 대한 불신 해소를 위해재무구조 등 정확한 정보 공개 ▲은행합병 추진과 채권시장에서의 역할제고 및 리스크관리체제 강화 ▲자금유출이 계속될 경우 채권안정기금 재설정 등을 해결방안으로 제시했다.

메릴린치는 이어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시점에서 이런 대책들을 적극 추진해 자금흐름이 정상화되면 주가는 상승세로 반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영국계 금융기관인 바클레이즈 캐피털은 16일 낸 보고서에서 한국은 최근 직면한 신용경색이나 투신사 부실 등의 문제를 조만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바클레이즈는 그 근거로 ▲유동성이 풍부한 은행권이 기업여신을 확대할 것으로보여 경기하강세가 둔화될 것이며 ▲최근 물가안정으로 2금융권에 다른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한국은행의 일시적 유동성 지원이 가능하며 ▲대부분의 재벌이 핵심분야에서 수익을 내고있어 앞으로 대우와 같은 재벌의 도산은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 등을 들었다.
(서울=연합뉴스) 주종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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