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C 생존전략, 오프라인과 연계하라

중앙일보

입력

닷컴 기업들이 앞다투어 오프라인 상점 도입을 서두르면서 결국 실물 상점을 가진 기존 업체들이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이란 주장이 강력히 대두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경험 많은 전통 소매업체들은 인터넷의 잠재력을 포용할 능력도 없고, 그럴 의향도 없는, 덩치만 큰 공룡으로 여겨졌다. 사람들은 성공적인 닷컴 기업으로 손꼽히는 아마존닷컴을 예로 들면서 순수하게 인터넷에서만 사업을 하는 온라인 업체들이 빠른 속도로 독자적인 브랜드를 구축하고 소비자들에게 원하는 제품을 원하는 시점에 정확히 공급함으로써 구시대의 경쟁업체들을 무너뜨리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하지만 전망은 빗나가고 있다. 지난 수개월간 부닷컴(boo.com), 토이스마트닷컴(toysmart.com), 바이올릿닷컴(Violet.com) 등을 필두로 닷컴들이 하나둘 간판을 내렸다. 애널리스트들과 옵저버들은 결국 굴뚝 업체가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이라 전망한다.

이런 전망의 근거가 단순히 미 증권가가 일시적으로나마 순수 온라인 업체들에게 싫증을 느끼고 있다는 데 있지는 않다. 기존 굴뚝 업체들의 조롱거리로 오르내리던 특성들, 이를테면 전통적인 채널 구조, 분명한 타깃 광고, 실제 사람을 통한 생생한 대 고객 서비스 등이 이제는 온라인 상점의 성공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시카고 KPMG 인터내셔널의 마크 라슨 컨설턴트는 순수 온라인 업체가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은 대부분 브랜드 구축 안에 포함된 것들이라고 지적한다. 굴뚝 업체들은 예전부터 브랜드 구축과 홍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기에 전자상거래에 뛰어들 경우 막대한 자금을 들이지 않아도 돼 이미 유리한 입지를 갖춘 셈이란 것이다.

라슨은 또 굴뚝 업체들이 갑작스런 수요 증가에 대한 대응 능력만 갖춘다면 온라인 주문 시스템을 갖출 경우 잘 갖춰진 기존 공급망의 위력을 활용하여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대다수 B2C(Business to Consumer) 사이트는 오프라인 상점을 비즈니스 모델에 포함시키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속적인 관계 구축

라슨은 순수 온라인 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앞으로 굴뚝 업체와의 관계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문가들도 앞으로 온라인-오프라인의 결합이 지배적인 현상이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토이스마트의 경우 오프라인 상점을 갖춘 상태로 운영됐더라면 회생할 수 있었을 것이다. 토이스마트의 소비자들은 제품을 실제 상점으로 반송하는데 많은 애로를 겪었는데 이로 인해 이 회사는 상당히 고전했다.

부닷컴은 실질적인 쇼핑 보조원을 두었지만 소비자들이 거의 이용할 수 없었다. 이 기업의 실패담이 시사하는 바는 사람을 통한 직접 대고객 서비스나 실시간 웹채팅으로 고객에게 응답해주는 서비스를 과소평가하지 말란 것.

불행히도 부닷컴과 토이스마트는 자사가 갖고 있는 단점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시간이 갈수록 온라인 업계와 실제적인 오프라인 채널이 결합된 형태의 새 벤처업체들이 많이 생겨날 것으로 보여 순수 닷컴 몰락의 시작을 예고하고 있다.

온라인-오프라인 공동 판매

바디숍 인터내셔널(Body Shop International)은 임박한 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감하고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준비하는 미용 제품 판매업체로 내년 2, 3월 경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오픈할 계획이다.

영국 리틀햄톤에 소재한 이 업체는 1976년에 설립된 유서깊은 회사로 전세계에 1,600개 이상의 소매점과 4000여 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이 회사로부터 분사되어 설립된 바디숍 디지털(Body Shop Digital)이 이 미용 사이트를 운영하게 된다. 바디숍 디지털의 패티 퍼셀 CEO는 모회사의 연혁이나 규모가 새 벤처 사업에 장애물이 된다고 생각지 않는다. 그는 바디숍이 오랜 기간 소비자와의 관계를 공고히 다져와 전자상거래를 시작할 경우 큰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