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의 독점적 영업행태는 끝내 달라지지 않았다”

중앙일보

입력

토머스 펜필드 잭슨 판사는 마이크로소프트 사건의 재판 기간에는 공개적 발언을 하지 않았다. 그런 그가 지난주 마침내 입을 열고 자신의 판결 법리(法理)를 전문용어로 설명했다. 뉴스위크의 객원기자 스튜어트 테일러 2세가 워싱턴 연방법원에 있는 그의 집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당신의 해법이 미국 경제를 망칠지도 모른다는 마이크로소프트측의 주장에 동요하지 않았는데.

나는 경제 전문가도 아니요, 경제정책 입안자도 아니다. 나는 다만 법무부 당국과 19개 州 검찰총장들의 사려 깊은 합작품을 담고 있고 해법으로 보이는 것을 받았을 뿐이다. 또 그들은 여러 경제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었다. 그것은 또 내가 위반사항이라고 생각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반독점법 위반 유사사건에 대한 적절한 해법을 제시한 대법원의 결정에도 부합했다.

분할 명령 대신 ‘이래라 저래라’ 하는 식의 시정조치로는 반독점적 행동을 막을 수 없었는지.

중재과정에서 그같은 시정 조치가 합의됐다면 아마도 그런 합의를 따랐을 것이다. 양측의 ‘콘센트 디크리’(화해가 이서된 법원명령)가 있었다면 나는 그것으로 만족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영업행위는 평소와 달라진 게 없었다.

월스트리트 저널紙는 당신이 “이번 사건에 대해선 아직 최종 판결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는데.

물론이다. 내가 받은 증거를 나 못지 않게 똑똑한 판사들이 검토할 일이 적어도 한두 차례 더 있다.

판결문에서 ‘신뢰할 수 없다’는 말을 사용했는데.

주로 ‘콘센트 디크리’와 관련한 먼저의 예비판결과 내가 기록으로 남긴 1차 명령의 경험에 그 말의 유래가 있다. 그들의 명령이행은 진실하지 못했다.

신뢰할 수 없다는 표현은 빌 게이츠의 일부 증언에도 적용되는가.

그것에 대해선 말하고 싶지 않다.

분할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시간이 좀더 걸리더라도 마이크로소프트측의 반대의견을 좀더 검토해봤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간단히 대답하자면 내가 주재하는 재판에서 제시될 어떤 증언도 특별히 건설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전문가들의 미래 예측도 대체로 특별한 정보를 담고 있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반독점법의 취지는 경쟁업체가 아니라 소비자를 보호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비자들은 아무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말인데.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선 정중하게 반대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여러 점에서 소비자들에게 막대한 이익을 줬다는 점은 충분히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다른 점에서 소비자들의 이익을 저해했다는 사실이 용서되는 것은 아니다.

게이츠의 선서증언이 이 사건에서 중요한 부분인가.

다른 요인들과 대등하다. 그의 증언이 특별히 유익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막상 재판정에 출두해 증언하지는 않았는데 그 때문에 놀랐는가.

몹시 궁금하긴 했지만 놀라지는 않았다.

이번 사건의 합의 가능성은 아직 있는가.

합의 가능성은 언제나 있다.

귀하는 로널드 레이건 前 대통령에 의해 임명됐었다. 그런 귀하가 기술산업을 통제하려는 것 아니냐고 봐도 되겠는가.

나는 이 산업을 통제할 의사가 전혀 없으며 그럴 방법만 있다면 기꺼이 이 짐을 벗어 던지고 싶다.

이번 재판을 ‘21세기의 재판’이라고 하는데.
[웃으며] 이 재판이 21세기를 규정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사건이 대법원으로 넘어가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내가 이번 사건에서 취한 어떤 조치들도 법률사 연대기에 남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 와서 언론을 상대하는 이유는.

지금까지 침묵을 지켜 왔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 쏟아지는 특별한 관심을 고려해서 사람들이 나에 대해 뭔가 좀 알게 되기를 바랐다. 또 내가 검은 법복을 입은 오즈의 마법사가 아닌 다른 사람임을 알리고 싶기도 하고, 내가 그런 판결을 내린 이유를 일반인들이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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