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재미교포 선수 에스더 김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태권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희생 정신입니다" 시드니올림픽 미국 태권도 대표선발전에서 부상당한 친구에게 올림픽 출전권을양보해 감동을 불러일으켰던 에스더 김(21)이 16일 오전 김포공항으로 입국했다.

에스더 김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취재진들과 환영객들을 보고 어리둥절한듯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따뜻한 환대에 감사했다.

다음은 에스더 김과의 일문일답.

--소감은
▲일단 고국에 와서 기쁘고 많은 사람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어 약간 놀랐다. 3년전 한국에 왔을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왜 친구인 케이 포가 올림픽에 출전해야 한다고 생각했나
▲포와는 13년 동안 태권도를 같이 배운 친구 사이이지만 단순히 우정 때문에출전권을 양보한 것은 아니다. 당시 포는 부상 때문에 경기를 포기해야할 지경이었고 그런 상태에서 거저 출전권을 얻는 것은 '불공정'(unfair)할 뿐만 아니라 태권도정신에도 위배된다고 생각했다.

--후회는 없나
▲전혀 없다. 언젠가 세월이 흘러 그때를 돌아보면 뿌듯한 추억으로 남아 있을것이다.

--미국 언론에서 에스더 김이 친구보다 실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포기했다는 보도를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뉴욕 타임스 등에서 그런 기사가 난 것을 봤는데 매우 경솔하고 잘못된 보도다. 그러나 그 내용에 대해서 전혀 연연하지 않는다.

--한국에는 왜 왔나
▲매년 태권도 종주국인 한국을 방문하는 연수 프로그램이 있다. 이번에도 그러한 성격의 방문이다. 이번에는 김운용 회장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

--앞으로 계획은
▲포가 올림픽에 출전하긴 하지만 아직 부상에서 완쾌되지 않았기 때문에 출전대기자 명단에 올라있는 내가 올림픽에 출전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그래서 현재도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있으며 곧 열리는 팬암 대회에 미국 대표로 출전할 예정이다.

--한국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며 야경도 감상하고 동대문 시장에서 쇼핑도 하고 싶다.

--장래 포부는
▲태권도 선수도 좋지만 정말 하고 싶은 일은 성룡같은 액션배우로 성공하는 게꿈이다.

--'태권도 정신'이란
▲태권도 정신은 희생의 정신이고 배움의 정신이다. 상대에 이길 때도 배우고질 때도 배운다. 그러면서 '희생'(sacrifice)이 무엇인지도 자동으로 깨닫게 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