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송지만, 홈런왕 도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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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만(27)이 한화의 새천년 홈런왕 황태자를 예약했다. 장종훈(32)이 내리막에 접어들면서 외국인 선수에게 넘어간 팀의 간판 홈런 타자 자리를 되찾는 것은 물론 생애 첫 홈런왕 타이틀에도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송지만은 15일 경기에서도 홈런 2발을 추가해 시즌 19개로 홈런더비 공동 3위에 올랐다. 선두 박재홍, 박경완(이상 현대)을 1개 차이로 바짝 쫓고 있는 송지만은 이달들어 홈런 페이스가 급격히 빨라져 코칭 스태프의 기대를 잔뜩 모으고 있다.

4월 7개의 홈런을 날려 예사롭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 송지만은 5월 한달동안 5개의 홈런을 때리면서 홈런 레이스 상위권을 유지하다 이달들어 벌써 7개의 아치를 그리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송지만은 '장거리 타자'의 상징인 시즌 홈런 40개를 달성하고 잘만하면 홈런 1위도 노려볼만 하다는 것이 주변의 분석이다.

올해 5년차인 송지만은 시즌 홈런 20개를 넘긴 적은 22개를 친 작년 뿐이었으며178㎝의 크지 않은 체격으로 홈런왕 후보는 꿈도 꾸지 못했던 처지.

그러나 송지만의 '환골탈태'는 이미 지난 겨울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때부터 예견됐다. 스프링캠프 합류 전 전문가와 함께 돌입한 웨이트트레이닝 덕에 근력이 부쩍 는데다 전지훈련 동안 황병일코치의 조언에 따라 타격폼을 뜯어고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송지만은 "웨이트트레이닝을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는 했으나 전문가의 도움으로 그동안 소홀했던 허리와 등근육이 크게 강화됐고 주저앉던 타격 자세를 편하게 고친 것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힘은 늘었는데 스윙이 한결 부드러워지자 안타도 많아지고 정확한 임팩트로 담장을 넘기는 횟수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초반 6번을 치던 타순도 3번으로 조정돼 신바람이 난 송지만은 현재 타율도 0.332로 6위에 랭크될만큼 절정의 타격 감각을 뽐내고 있다.

"홈런타자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송지만은 "개인적인 욕심은 시드니올림픽대표로 뽑히는 것"이라며 '보통보다 좀 나은 선수'였던 자신이 서서히 코칭 스태프와 홈팬들의 눈길을 끄는 '스타'로 발돋움하는 사실에 마냥 즐거워 했다.(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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