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뛰어든 안철수 … 박근혜 “오늘은 드릴 말 없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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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4일 대구 서구청장 보궐선거 지원유세를 마친 뒤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24일 오후 칠곡 유세를 마치고 부산으로 이동하던 중 청도 휴게소에서 마주친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안철수(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원장이 무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를 지원한다는데 어떻게 생각하 나요.

 “오늘은 드릴 말씀이 없는데….”

 -한 말씀만 해주세요.

 “(밝게 웃으며) 비 오는 데 어서 (차에) 들어가세요. 추운데 감기 걸려요.”

 박 전 대표는 지난 6일 같은 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 지원을 선언하면서 “(서울시장 보선은) 대선과는 관계없는 선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선 안 원장이 선거전에 뛰어듦에 따라 박 전 대표와의 대선 경쟁이 시작됐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친박계 중진 이경재 의원은 “안 원장이 고도의 정치적 판단 아래 극적 효과를 노리고 선거에 개입할 타이밍을 재왔다는 느낌을 준다”며 “안 원장은 이번 보선에서 (박원순 후보가) 승리하는 게 차기 대선으로 가는 발판이라고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누가 야권 후보로 나와도 박 전 대표와 일대일 구도가 될 걸로 봤다. 박 전 대표는 안 원장의 행보에 개의치 않고 계속 낮은 자세로 국민을 위한 길을 걸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 이성헌 의원은 “안 원장이 정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상 검증의 무대를 피할 수 없다”며 “박원순 후보도 출마하자마자 자질 면에서 금세 바닥을 드러내지 않았나. 안 원장도 국가를 이끌 능력과 비전을 갖고 있는지 국민에게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 전 대표의 한 핵심 측근은 “이제 안 원장을 대선의 변수(變數)가 아닌 상수(常數)로 보고 판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는 이번 보선 결과와 상관없이 자신이 구상했던 국가운영의 비전을 가다듬으면서 차근차근 국민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선거를 이틀 앞둔 이날 영남권을 돌았다. 첫 일정으론 대구 서구를 찾았다. ‘친박연합’ 신점식 후보와 접전 중인 한나라당 강성호 구청장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이곳엔 박 전 대표가 오기 전부터 400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박 전 대표가 차에서 내리자 사람들이 한꺼번에 차량 주변에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마이크를 잡은 박 전 대표는 “강 후보는 이곳에서 구·시의원을 거치며 현안을 잘 알고 있다 ” 며 “지방자치단체 힘만으로는 어려운 일이 많다. 중앙정부와 협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이어 방문한 칠곡에선 “한나라당 백선기 후보는 앞으로 칠곡군이 발전하기 위해 어떤 정책을 써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박 전 대표는 마지막으로 부산 동구를 찾았다. 지난 14일에 이어 두 번째 방문이다.

김정하 기자, 부산=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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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

1962년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195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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