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재정위기는 미래 먹거리 키울 기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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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허창수(63·사진) GS그룹 회장이 19일 서울 역삼동 GS타워에서 열린 4분기(10~12월) 정례 임원모임에서 “글로벌 경제위기를 기회로 삼아 차별화된 미래 사업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날 “지난 금융위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재정위기가 발생해 경영여건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 그룹 매출의 절반이 해외에서 이뤄져 재정위기가 우리에게 직접 충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환율·금리·원자재 같은 외부 시장 변수는 물론 거래상의 사고나 현장 관리의 허점이 모두 염려된다”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고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고도 했다.

 “위험관리에는 지름길이 따로 없다”며 “위험관리는 체계적인 실천이 중요하고 숨어 있는 본질을 제대로 봐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어 “집중력을 발휘하고 세부 과제를 제대로 실천하는 길만이 위험관리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이라면서 “내년도 사업계획부터 용기와 자신감을 가지고 결연한 의지를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마지막으로 “새로운 성장 분야가 무한히 펼쳐져 있고 그룹 내 각 회사마다 무한한 잠재력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오늘의 위기를 발판으로 삼아 미래형 사업구조를 확고히 해야 한다”며 “위기가 일단락되면 누가 이 난국을 기회로 삼아 성공적으로 도약했는지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같은 날 GS그룹은 이사회를 개최하고 ㈜GS가 보유하고 있는 GS칼텍스 주식 전부를 물적분할해 에너지전문회사 ‘GS에너지주식회사(가칭 GS에너지)’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GS에너지는 다음 달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 1일 신규 설립된다. ㈜GS의 100% 자회사로 GS칼텍스의 주식 50%를 보유하게 된다.

 이번 기업분할은 허 회장이 정례 임원모임에서 언급한 것처럼 미래 먹거리를 위한 측면이 크다. 현재 GS그룹의 주요 수익창출원인 정유·석유화학·윤활유사업을 안정적으로 가져가되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에너지사업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회사 측의 의지다. GS관계자는 “GS에너지는 앞으로 에너지 관련 사업 전반과 미래 신성장사업을 중점적으로 수행하게 된다”며 “에너지·석유화학사업의 다각화와 균형성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승기 기자

◆물적분할(物的分割)=기업을 분할하는 방식의 하나다. 물적분할을 하게 되면 분리 또는 신설된 회사의 주식을 모회사가 전부 소유하게 된다. 기존 회사가 분할될 사업부를 자회사 형태로 보유하므로 지배권도 계속 유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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