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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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부터(현지시간) 프랑스 알프스 자락의 작은 도시 안시에서 2000년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가 개최되고 있다. 일본 히로시마, 러시아 모스코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와 함께 세계 4대 애니메이션 페스티벌로 꼽히며 유럽영화의 예술적 정통성을 계승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올해는 애니메이션 100년사를 정리하고 올해로 40회를 맞이한 안시 페스티벌을 기념하기 위해 역사학자 지아날베르토 벤다찌의 도움을 받아 20세기에서 가장 중요한 10개의 애니메이션을 상영할 예정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극장용 장편영화 경쟁부분은 〈혁명 여전사 우테나(Revolutionary Girl Utena)〉와 〈옵티무스 문두스(Optimus Mundus)〉, 〈미라클 메이커(The Miracle Maker)〉, 〈피터와 핀구스〉 등 4편이 상영된다. 그외 단편 경쟁부분과 학생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오는 10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이쿠하라 쿠니히코의 〈혁명 여전사 우테나〉는 자신의 동명 TV시리즈물을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새롭게 만든 영화이다. 세계를 혁신시킬수 있는 힘을 준다는 "로즈 브라이드"를 얻기위해 싸우는 남장 소녀 우테나의 이야기이다. 감독 이쿠하라는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TV시리즈물 〈세일러 문〉의 감독이기도 하다.

화려한 러시아의 설경을 배경으로 모스코바 택시기사의 삶을 역사적 사건들과 짜맞춘 〈옵티무스 문두스〉도 눈에 띄는 작품이고, 예수의 소년시절을 그린 〈미라클 메이커〉도 수준작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특히, 〈미라클 메이커〉는 부활절 특집으로 BBC에서 TV영화로 제작 방영후 극장에서 재상영된 경우인데 영국 특유의 유려한 클레이메이션이 돋보이는 영화이다.

눈에 같힌 할아버지와 고양이를 구한다는 〈피터와 핀구스〉는 우리나라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스웨덴 출신의 알버트 카민스키의 작품으로 이미 전작 〈아론의 마법 나라(Aaron's Magic Village)〉로 세계적 배급망(소니)을 확보한 상태이기 때문에 가장 대중(아동)적 취향을 잘 맞추었다는 평이다.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 1092편의 장ㆍ단편 작품이 응모했으며 극장용 장편 4편, 단편 116편, 학생 부문 57편, 1TV용 상업용 필름 102편이 본선 진출했다.
한국 작품으로는 프로젝트 창작집단 먼지(박보경, 신영재, 강인경)의 단편 〈사이〉가 비경쟁부문 본선에 진출했고, 프랑스 유학중인 김진영의 단편 〈자리만들기〉가 학생 부문 본선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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