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팀 찾아가기 (4) - 플로리다 말린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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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는 96년 오프시즌 중에 월드시리즈 우승의 슬로건을 내걸고 팀컬러를 확실히 바꾸었다. 그 노력의 결과로 지루하게 이어저 오던 브레이브스의 독주를 막아설 만한 만만치 않은 로스터를 구성하는데 성공한다.

특히나 전투사 케빈 브라운-알렉스 페르난데스-알 라이터-리반 헤르난데스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은 2000시즌 현재 모두 다저스와 플로리다, 뉴욕 메츠, 샌프란시스코에서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으니 얼마나 대단한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즌을 막상 시작해 보니 결과는 순탄치 않았다.

타격왕 출신의 개리 셰필드는 부진했으며 마땅히 4번타자를 맡아 줄 만큼 팀을 이끌어 가는 거포의 모습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막강 선발진이 흔들리지 않고 제 자리를 지켜주며 97년의 내셔날리그 4위로 와일드 카드 획득에 성공한다.

플레이오프 막차를 탄 말린스 였지만 실로 그들의 기세는 매세웠다.
디비전 시리즈를 여유있게 통과한 그들은 월드시리즈로 가는 최대의 관문이었던 브레이브스와 맞붙게 된다.

1차전 1점대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최고의 해를 보냈던 케빈 브라운과 역시 매덕스라는 말을 듣던 그렉 매덕스와 대결에서 케빈의 역투에 힘입은 말린스가 1차전에서 승리를 하며 남은 경기의 파란을 예고한다.

2차전, 3차전의 공방속에 다시 한 번 4차전에서 케빈 브라운과 매덕스는 만나지만 매덕스도 기세가 오른 케빈 브라운과 말린스를 막지 못하며 결국엔 내셔날 리그 챔피언 쉽의 대세는 말린스 쪽으로 기울어 버리고 만다.

힘들게 브레이브스를 꺾고 올라간 월드시리즈엔 양키스가 아닌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월드시리즈는 시리즈 내내 시종일관 시소 게임이었다. 한 쪽이 승리하면 한 쪽이 승리하고.

그렇게 월드시리즈도 막판에 접어들 무렵 말린스의 생각지도 않던 월드시리즈의 영웅이 탄생한다. 에이스 케빈 브라운도 아니고 타격왕 출신의 게리 셰필드도 아니었다.

4선발이었던 리반 헤르난데스 였다. 브레이브스와의 경기를 이끌던 브라운이 빠진 말린스의 월드시리즈 마지막 7차전 선발 투수였던 리반 헤르난데스는 강타선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맞이하여 호투를 거듭 결국엔 말린스의 승리로 돌아가며 MVP는 월드시리즈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었던 리반 헤르난데스가 수상한다.

팀 첫 월드시리즈 반지를 손에 끼었던 플로리다 말린스의 단장단은 오프시즌 중에 돌연 태도를 바꿔, 팀내 유망주들이 정상궤도에 이르지 않았음에도 불구 팀 우승의 공신들을 유망주와 바꿔 팀 리빌딩을 시도한다.

하지만 팀 리빌딩을 잘 하는 경우에는 스타 플레이어 대신에 유망주들로 라인업을 채워 엄청난 팀 페이롤 감소를 가져 오지만 잘못하는 경우에는 향후 10년간은 돈으로 유명 프리 에이전트를 사오지 않은 이상은 일어 설 수 없는 양날의 칼과 같은 것이다.

플로리다의 98, 99년의 모습은 실패로 보였다.

98년엔 우승의 공신 알렉스 페르난데스가 부상으로 98년 한 해를 건너뛰는 바람에 연일 무너저 내린 끝에 결국 내셔날 리그 동부지구 최하위.

99년 역시 알렉스 페르난데스는 돌아 왔지만 타선을 이끌던 클리프 플로이드 마저 부상을 당해 고작 69경기 밖에 하지 못하는 바람에 역시나 타선의 불발로 2년 연속 동부지구 최하위에 그치고 만다.

하지만 2000 시즌 초반 말린스의 모습은 분명히 달라진 플로리다 말린스 였다. 99시즌에 팀내 더블 스토퍼 중에 한 명이었던 매트 맨타이를 내주고 받아왔던 브래드 페니와 블라드미르 누네즈는 팀 내 선발 자리를 메꾸어 주었고 유망주 였던 A.J 버넷이 어느덧 성장해 선발 자리를 꿰 찼다.

2000시즌 엑스포스와 돌풍을 일으키며 꼴지 돌풍을 일으켰으나 계속된 블라드미르 누네즈의 부진과 빅리그에 잘 적응을 하던 A.J 마저 부상으로 팀 전력에서 이탈해 나가며 성적이 하락세를 걷는 시점에서 에이스 알렉스 페르난데스 마저 부상으로 플로리다 말린스는 치명타를 맞으며 결국엔 뉴욕 메츠에 이은 동부지구 4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월드 시리즈의 우승 멤버를 내 주고 받아왔던 유망주들이 하나, 둘 씩 결실을 맺어가고 있고 클리프 플로이드와 프레스턴 윌슨등이 실력의 완성을 향해 정진하는 말린스의 미래는 젊기에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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