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1%면 충분 … 차라리 음식중앙회 카드사업 허가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16일 서울 신당동의 한 음식점 벽면에 18일 열리는 외식업경영인 집회를 알리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한국음식업중앙회는 18일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카드 수수료 인하’ 등을 촉구하는 ‘범외식인 10만인 결의대회’를 한다. 이에 따라 수도권 식당 10만여 곳이 이날 점심 영업을 하지 않을 예정이다. [김형수 기자]

음식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한국음식업중앙회가 18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연다. ‘1018 범외식인 10만인 결의대회’다.

대회에서는 현재 음식점에 대한 신용카드 수수료율(매출의 2.7%)을 대형마트나 골프장 수준인 1.5%로 내려달라는 요구를 할 참이다. 대회를 준비하는 한국음식업중앙회 남상만(63) 회장을 만나 신용카드 수수료에 대한 음식점 업계의 생각을 들어봤다. 인터뷰는 지난 13일 서울 신당동 음식업중앙회 집무실에서 이뤄졌다.

남상만 회장

 남 회장의 첫마디는 “차라리 음식업중앙회가 직접 신용카드 사업을 하게 해달라”였다. 음식점 수수료를 적게 떼는 신용카드사를 만들어 운용하겠다는 것이다. 남 회장은 “중앙회 자체 검토와 신용카드 전문가 자문도 한 결과 수수료를 1%만 받아도 신용카드 사업에서 수지를 맞출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이명박 대통령을 직접 만나 신용카드 사업 허가를 해달라고 요청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남 회장과의 문답.

 -어떻게 수수료를 1%만 받아도 수지를 맞출 수 있나.

 “지금 신용카드사들은 카드를 남발한다. 결제를 못하는 사용자들이 많다. 카드 발급을 신중히 해 물리는 돈을 줄이면 충분히 가능하다.”

 -카드사들이 전체적으로 0.2%포인트가량 수수료를 내리겠다는데.

 “지금 음식점은 대형마트보다 수수료를 1.2%포인트 더 낸다. 0.2%포인트 내리겠다는 건 그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 아닌가.”

 -음식점들은 각종 관리비용이 많이 들어 수수료를 더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신용카드사들의 얘기다.

 “신용카드사들은 지난해 2조원 넘는 순이익을 냈다. 그게 대부분 음식점처럼 영세한 업체에서 수수료를 많이 받아 생긴 것 아닌가. 신용카드사들은 살이 찌는데 음식점은 경기가 나빠지고 식재료 값은 올라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지금 음식점들은 분노가 극에 달했다. ”

 -신용카드 관련 법 자체가 잘못됐다는 주장을 하는데.

 “모든 음식점이 반드시, 그것도 모든 신용카드를 받도록 한 여신전문금융업법 19조가 문제다. 자체 조사한 바로는 어느 나라에도 없는 법이다.”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인가.

 “모든 신용카드를 반드시 받도록 해 놓으니 신용카드사들이 수수료 깎아주기 경쟁을 할 필요가 없게 됐다. 이 규제를 없애야 신용카드사들이 음식점을 고객으로 확보하려 경쟁을 하고, 수수료율이 내려간다. 그렇게 경쟁이 일어나게 해달라는 게 우리 요구다. 그게 제대로 된 시장경제 아닌가. ”

글=권혁주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