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 만장일치 인준 … 미 의회 또 다른 선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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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김

한·미 수교 이후 129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계 주한 미국대사가 조만간 부임하게 됐다. 그 주인공은 성 김(한국명 김성용·51) 전 6자회담 특사다. 미 상원은 13일 오후 (현지시간) 성 김 주한 미대사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한·미 수교 135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계 미국인이 주한 미대사로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성 김 신임 대사는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한국에 부임할 것으로 전해졌다.

 성 김 대사는 지난 6월 신임 주한 미대사로 지명됐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정부의 대북정책에 불만을 제기한 대북 강경파 존 카일(공화당·애리조나주) 상원의원의 인준 보류(Hold) 요구로 4개월여간 인준이 보류돼 왔다. 이번 인준안 통과는 이명박 대통령의 이날 미 상·하원 합동 연설 직전에 이뤄졌다. 미 국무부는 상원을 상대로 13년 만의 한국 대통령 국빈 방문을 계기로 “인준 보류를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에 이어 미 의회가 마련한 또 하나의 선물인 셈이다.

 성 김 대사의 인준이 늦어지면서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열린 오바마 대통령과 이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는 이미 서울을 떠난 캐슬린 스티븐스가 주한 미대사 자격으로 배석했다. 그러나 이날 저녁의 국빈 만찬부터 성 김 대사가 참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최초의 한국계 주한 미국대사를 인준한 상원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말하자 참석자들은 성 김 대사에게 큰 박수를 보내며 축하했다.

 성 김은 오바마 행정부 출범 뒤 6자회담 특사로 지명돼 상원 인준을 거쳐야 하는 ‘대사’ 직급으로 승진했다. 2006년 국무부 한국과장에 임명되는 등 미 국무부에서 첫 한국계 임명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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