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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를 ‘우리 것’이라 욕심 부리지 말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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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문대성
IOC 선수위원
동아대 태권도학과 교수

세계에 대한민국 브랜드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선 대중문화뿐만이 아닌 우리의 정신과 가치관이 담긴 전통문화의 한류화가 이뤄져야 한다. 대표적인 예가 태권도다.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예절교육을 통한 올바른 가치관 함양을 목표로 하는 태권도는 한국인의 정서와 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한민족 정신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세계 어느 곳에서나 ‘시작’ ‘갈려’ ‘경고’ 등의 한국어 구령을 사용하니, 한글은 물론 국가 브랜드 위상 제고에 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지난 7월 세계태권도연맹(WTF)과 국가브랜드위원회는 ‘태권도 세계화’를 위한 범국가적 차원의 움직임을 본격화하기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세계태권도연맹은 2009년부터 세계태권도평화봉사재단을 통해 태권도를 활용한 한국문화 해외 전파 활동도 하고 있다. 젊은 청년들의 이러한 문화외교 활동은 태권도와 대한민국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의 이런 노력이 대한민국의 문화유산인 태권도의 세계화는 물론 올림픽 종목 잔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태권도가 세계인의 스포츠로 더욱 튼튼하게 자리 잡기 위해서는 우리 것이라는 고유의식을 지키되 넘치는 주인의식은 조금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올림픽에서의 메달 경쟁도 중요하지만 세계인이 지켜보는 만큼 태권도 역시 흥미로운 운동으로 재탄생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태권도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 태권도인 스스로가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또한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를 위해 온 국민이 보여줬던 관심을 되살려 2013년에 결정되는 태권도 올림픽 정식종목 유지를 위한 국민적 관심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들이 더해진다면 태권도의 세계화와 정식종목 유지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닐 것이다.

문대성 IOC 선수위원·동아대 태권도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