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4일 “지금 같은 식으로 해서는 안 되겠다”며 세계경제와 삼성의 위기를 강조했다. 지난달 27일 미국과 일본으로 출국해 17일간 해외시장을 살피고 돌아오는 길에 한 발언이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8시30분쯤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던 중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의 경영구상을 짤막하게 밝혔다. “해외에 있으면서 특별히 구상한 것이 있느냐”고 묻자 “특별한 것은 없고 더 정신 차리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앞을 보고 뛰어야겠다. 앞을 보고 뛰는 게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3분기 스마트폰 판매에 힘입어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이 회장은 이에 대해 “좋을 때 있고 나쁠 때 있고, 그런 게 기업이 아니냐”고만 말했다. 삼성 임직원에게 더욱 강도 높은 정신무장을 요구한 것이다.
돌아본 세계경제 상황이 어떻더냐는 질문에는 “일반적으로 선진국 경제가 조금 시원찮다”고 답했다. “한국도 나쁜 편이지만 상대적으로 그 (선진국 위기) 덕을 많이 보고 있다”고도 말했다. 삼성사장단 인사 일정에 대해서는 “(일정을) 당기는 것은 없다. 폭은 좀 더 있어 봐야 알겠다”며 말을 아꼈다.
심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