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선수촌외 자율훈련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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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선수촌을 바꾸자.'

`장희진 파문'을 계기로 한국엘리트체육의 요람 태릉선수촌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새천년을 맞아 한국엘리트체육도 훈련체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입, 점진적인변화를 모색해야한다는 주장이다.

대한체육회도 이같은 여론을 적극 수용해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체육회는 일단 시드니올림픽후 육상, 수영, 사격, 체조, 양궁 등 개인종목에 한해 선수촌외 자율훈련을 확대 실시하겠다고 28일 밝혔다.

현재 경기단체로 돼 있는 자율훈련 신청 대상에 개인을 포함시키도록 유도해 선수 의사를 반영하겠다는 자세다. 다만 레슬링 등 투기종목과 하키, 축구, 핸드볼 등 구기종목은 종목 특성때문에제외됐다.

김승곤 선수촌 훈련본부장은 "이미 마라톤 등 일부 종목은 경기 특성을 고려해 자율훈련을 허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올림픽후 개인 촌외훈련 대상을 늘려 효율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자율훈련이 안고 있는 난제도 없지 않다. 개인종목에 전면적으로 자율훈련이 도입될 경우 대표팀이란 개념이 사라져 국제대회 출전과 해외 전지훈련을 앞두고 선수선발때마다 잡음이 생길 수 있고 무엇보다 아직 자율에 익숙하지 못한 선수들의 경기력을 오히려 떨어트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수영을 예로 들어 당장 대표팀이 없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선수의 관리 및 육성을 연맹이 아닌 코치들이 맡아 선발 등을 둘러싸고 비리요인이 발생할 여지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체육회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선수 경기력 향상을 지원하는 한국체육의 고유특성상 전면적인 자율훈련 도입은 문제의 소지가 많다"고 지적하고 "올림픽 후 최선의 훈련방식을 찾기 위해 지혜를 짜낼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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