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들 '사이버 세상 만들기' 분주

중앙일보

입력

대구 사대부고 이응민(17.2년) 군은 주말이면 같은 또래의 학생들과 모여 컴퓨터를 익힌다.

대구 중구에 있는 PC방 ''통큰컴'' 에서 홈페이지 제작법을 가르치고 다른 학생에게서 그래픽 프로그램인 포토샵을 배우기도 한다.

대구 조일공고 양바울(17.2년) 군은 수업이 끝나면 동아리방으로 달려간다.

인터넷 멀티미디어 동아리에서 요즘 한 구청의 홍보용 CD타이틀을 만드느라 분주하다.

지역 청소년들의 인터넷 열기가 대단하다. 이들은 인터넷을 자유로운 의사표현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함께 모여 컴퓨터 마인드를 높인다. 인터넷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자신의 미래를 가꾸기도 한다.

◇ 자유 표현

10대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잡지인 웹진(웹 매거진) 은 청소년들이 마음껏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나눌 수 있는 곳.

대구에는 컴퓨터업체인 ㈜한텍스가 1998년 7월 서비스를 시작한 네틴(www.neteen.net/main.html)이 ''뜨고'' 있다.

처음에는 학생 기자를 뽑아 주로 이들의 글을 실었으나 올들어 기자제를 없애고 회원들의 글을 자유롭게 받고 있다.전국적으로 대부분 중.고생인 3만여명이 회원으로 가입, 자신들의 생각을 나누고 있다.

''우리는 말한다'' 코너는 10대들의 생각과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공간. 문화.교육.사회이슈.외국.컴퓨터정보 등의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네틴은 수시로 10대들의 문예작품을 공모하고 ''나도 작가'' 코너에는 중.고생들이 직접 쓴 시.소설.수필 등이 실려 있다.

최근 영주에서 만들어진 ''꿈꾸는 십대'' (www.1318dream.co.kr)는 경북 북부지역 학생들의 참여가 높다.

영주지역 중.고생 30여명이 기자로 활동하는 월간지 ''꿈꾸는 십대'' 의 내용을 싣고 있는데 별도로 웹진 기자를 운영할 계획이다.

◇ 학교간 네트워크〓대구시내 고교 학생들이 인터넷을 통한 네트워크를 구성, 컴퓨터 강좌 등을 열며 실력을 키워가고 있다.

그런 네트워크 중 하나가 97년 출발한 CMA(컴퓨터광들의 모임이란 뜻) . 올들어 대구의 통신망 ''팅크벨'' 에 자신들의 방(http://www.tinc.co.kr/club/cma)을 차렸다.

현재 경북고.경북여고 등 15개 고교 학생 3백5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학교'' 란에는 15개 고교의 방이 마련돼 학생들의 의견교환 장소로 활용된다.

CMA는 또 주말마다 대구 중구의 한 PC방에 모여 3D.홈페이지.플래시.포토샵 등 각종 컴퓨터 강좌를 연다.

홈페이지에 만들어둔 ''Q&A'' 를 통해 컴퓨터와 관련된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으며, 컴퓨터 프로그램 등 다양한 자료를 자료실에 올려 공유한다.

친목도모를 위해 최근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CMA회장을 맡고 있는 경신고 금호창(17.2년) 군은 "학교 수업만으로는 쌓기 어려운 컴퓨터 활용능력을 높이고 최신 정보를 나누기 위한 모임" 이라고 말했다.

대구 조일공고 멀티미디어동아리(CMC) 는 동 영상.그래픽.음성.애니메이션 등 인터넷상의 멀티미디어를 다룬다.

98년 만들어져 30여명이 가입, 홈페이지.CD타이틀 등을 배우고 직접 제작까지 한다. 1학년들은 팀별로 가족앨범용 CD타이틀을 제작중이다.

2학년은 직접 디지털카메라 등으로 사진을 찍어 동구청 홍보용 CD를 만든다.

평일 수업이 끝난 오후 3시30분부터 8시30분까지 동아리방에 모여 제작에 여념이 없다. 토.일요일에도 모여 졸업생 선배들의 지도를 받기도 한다.

지난해 교육부 주최의 정보올림피아드에 3명이 출전, 모두 입상하는 것을 비롯, 각종 대회에 나가 잇따라 수상해 저력을 과시했다.

이 동아리 출신 4명은 컴퓨터분야의 실력을 인정받아 올해 대학에 특차로 합격했다. 이 동아리는 앞으로 인터넷에서 실제 학교 모습을 볼 수 있는 사이버 캠퍼스를 열 계획이다.

지도교사 서성희(徐聖熙.38) 씨는 "학생들이 인터넷 멀티미디어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생각에서 열심" 이라며 "창업 지도도 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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