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민들 굶주려 미안 … 그들 돕는 뭔가 하고 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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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분방한 사생활을 드러낸 페이스북 공개(본지 10월 1일자 6면)로 화제가 된 북한 김정일(69) 국방위원장의 손자 김한솔(16·사진)이 국내 인터넷 포털의 한류(韓流) 관련 카페에도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추정되는 댓글이 드러났다. 미디어다음(Daum)의 ‘한류사랑열풍’ 카페에는 ‘kimhs616’이란 아이디의 네티즌이 지난해 3월 10일 “북한에 갔다 왔는데 거의 모든 사람이 휴대폰을 가지고 다녔다. 국제전화는 안 되고…”라는 한국어 글을 올렸다. 이 아이디는 김한솔의 페이스북 아이디와 일치한다. 북한의 휴대전화 보급에 관한 이 댓글에 다른 네티즌이 “거의 모든 사람들이라고?”라며 문제를 제기하자 “그래 모든 사람은 아님… 하지만 정말 많은 사람이 길거리, 버스, 식당 등에서 휴대폰 사용하는 걸 봤다”고 주장했다. 한솔이 방문한 카페는 회원 수 25만 명으로 올해 우수 카페로 선정됐다.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한솔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댓글도 발견됐다. 2007년 12월 유튜브에 ‘gliango’란 아이디의 회원이 올린 ‘Anthem North Korea’(북한 국가)란 제목의 1분34초짜리 동영상에도 ‘kimhs616’이란 아이디로 짧은 영어 댓글 10개를 올렸다.

 한솔은 13세 때인 3년 전 2008년 올린 글에서 “나는 마카오에 사는 북한 사람이란 걸 분명히 해두고자 한다. 북한에는 인터넷이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을 폐쇄적인 국가로 비난하며 김정일을 ‘돼지’에 비유한 한 네티즌의 글에 대한 항변으로 올린 반박이다. 그는 “분명히 말하지만 나는 실제 보통사람들처럼 먹는다”며 “난 나의 인민들에게 미안한 느낌을 갖기 때문에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없다”고 했다. 또 “나는 우리 인민이 굶주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을 돕기 위해 뭔가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솔은 북한의 내부 사정을 외부에 알리고 싶어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북한에는 일본 상품이 하나도 없다 ”고 말했다. 특히 2008년 여름 김정일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서는 “그는 여전히 살아 있다(He is still alive)” “그가 졸도한 것으로 믿는다(I believe he fainted)”고 주장했다. 한솔이 남긴 댓글은 모두 3년 전 쓰인 것으로 그는 페이스북 공개 논란을 의식한 듯 3일 유튜브 계정도 삭제했다.

이영종·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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