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성우보육원생들…“위아자 고맙습니다” 천사들의 판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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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성우보육원생들이 16일 대전시청 남문광장에서 열리는 위아자 나눔장터 개막식 공연으로 선보일 판소리를 강사 정효영씨의 장단에 맞춰 부르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달 30일 오후 3시쯤 대전시 대덕구 연축동 성우보육원. 이 보육원 관리동 공연장에서 강강술래 민요 가락이 흘러 나왔다. 공연장에서는 보육원 초·중생 남·여 10여 명이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강사의 장단에 맞춰 강강술래 연습을 하고 있다. 이들은 서로 손을 잡고 원을 그려 빙빙 돌면서 춤을 추고 강강술래 노래를 흥겹게 불렀다.

 이들이 만든 원 안에서는 강사가 아이들의 춤이 장단에 맞지 않을 때는 심한 호통을 쳤다. 이들은 한 시간 동안 강강술래를 연습한 뒤 심청가 등 판소리 연습을 했다.

 성우보육원생들은 지난달 20일부터 매주 3∼4차례 판소리 연습을 한다. 16일 대전시청 남문광장에서 열리는 대전 위아자 나눔장터 개막 공연을 하기 위해서다. 이들이 위아자 나눔장터에서 공연을 하게 된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다. 아름다운가게 대전충남본부가 지난해 열린 위아자 나눔장터에서 얻어진 수익금 중 일부를 성우보육원 학생들의 개별 특기개발비로 지원했다. 때문에 성우보육원은 이에 대한 보답으로 올해 위아자 장터에서 보은(報恩)공연을 하기로 한 것이다.

 이들은 위아자 나눔장터에서 강강술래 등 민요와 심청가·홍보가 등을 시민들에게 선보인다. 정효영(53·여)강사는 “아이들이 뜻 깊은 행사인 위아자 나눔장터에서 공연을 하게 돼 자신들도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자부심으로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1952년 설립된 성우보육원에는 초·중생 60여 명이 생활하고 있다. 이 보육원 아이들이 판소리를 배우기 시작한 것은 5년 전이다. 당시 현재의 강사인 정씨가 어린들에게 자신감을 심어 주기 위해 판소리 특기반을 만들자고 제안해 이뤄졌다. 그 후 판소리반 학생들은 대전 충남에서 열린 각종 대회에 참가, 공연을 벌였다. 올해 4월 대전국악교직 지도자협의회가 주관한 ‘찾아가는 국악잔치 공연’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김익자(69)원장은 “아이들이 판소리를 배우면서 사회적 약자의 모습은 사라지고 당당해지는 등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대전 위아자 나눔장터=중앙일보·jTBC와 대전시·아름다운가게 대전충남본의 공동 주최로 16일 낮 12시부터 4시간 동안 대전시청 남문광장에서 열린다. 위아자는 빈곤층 아동을 지원하는 위스타트(We Start), 재활용품 수익금으로 이웃을 돕는 아름다운 가게, 자원봉사 등 중앙일보가 후원하는 사회공헌 활동 세 가지의 앞글자를 딴 것이다. 올해의 주제는 ‘사랑온도 UP, 지구온도 DOWN’이다.

 참가자들은 집에서 안 쓰는 물건을 가져와 판매하고, 수익금의 절반 이상을 빈곤아동을 위해 기부한다. 이웃사랑과 환경보호 등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다양한 행사들이 함께 열린다. 스타·명사들의 기증품을 경매하고, 비보이 댄스 등 공연도 즐거움을 더한다. 가족 단위의 개인장터 250~300개, 기업·기관 등이 참여하는 단체장터 30~40개를 설치한다.

 참여 신청은 위아자 홈페이지(weaja.joins.com)를 통해서만 받는다. 참여 문의는 아름다운가게 대전 탄방점(042-471-3009)·대동점(042-224-7004)·판암점(042-271-33004)으로 하면 된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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