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쌀값 … 나는 수입식품값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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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국내산 식품 물가는 날씨와 작황에 운명이 엇갈렸고, 수입식품 물가는 환율에 웃고 울었다.

 쌀값은 지난해 9월 이후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 4만원이던 쌀 20㎏ 값은 올해 9월엔 4만4000원으로 뛰었다. 지난해 작황이 좋지 않아 재고 물량이 준 탓이다. 올해 햅쌀이 출시되기 시작했지만 상승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철원오대쌀 햇상품(10㎏)은 3만1500원으로 지난해(2만6800원)보다 17.5% 올랐다. 작황은 지난해보다 나아졌지만 재배면적이 줄어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소는 올해 쌀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1.2~4% 감소한 412만4000~424만4000t으로 예상했다.

 반면 조기는 어획량이 늘었다. 국내 어획량 대부분이 잡히는 제주 남단해역의 수온이 예년보다 높아 어장이 빨리 형성된 것이다. 이 지역에서 금어기(4~8월)가 끝난 8월 말부터 20여 일간 잡힌 양은 3200t으로, 지난해 어획량(4925t)의 64%에 달한다.

 수입 식품 물가는 환율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8월 초 1049원이던 환율이 지난달 말 1193원까지 오르면서 파인애플·키위 같은 신선식품 가격이 10%가량 상승했다. 보관기간이 짧아 환율이 가격에 바로 반영되는 품목들이다.

지난달 초 5800원이던 수입포도(800g)는 지금은 6500원으로 12%가량 올랐다. 2~3주 숙성시켜 판매되는 바나나는 아직 가격이 오르지 않았지만 이달 중순 이후엔 환율 상승 여파가 미칠 전망이다. 환율 오름세가 지속될 경우 1~2개월 후엔 수입 육류, 2~3개월 후엔 밀가루·통조림 같은 수입 가공식품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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