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도시근로자 가계수지 과소비 경보

중앙일보

입력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올해 1분기 도시근로자 가구의 가계수지동향' 은 우리 경제에 '과소비' 경보를 전하고 있다.

그동안 소비는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움츠러든 기업 투자를 대신해 경제회복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러나 과도한 소비는 무역수지 흑자폭을 축소시키고 물가를 자극해 경기 안정화 추세를 뒤흔든다는 점에서 악재가 될 수 있다.

특히 ▶평균소비성향이 1982년 4분기의 81.0% 이후 최고치인 79.4%까지 올랐고▶소비지출이 교양오락비.외식비 등을 중심으로 늘어났다는 점을 들어 '과소비' 를 걱정하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런 지적은 총수요 관리 차원에서 금리인상 등 진정책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로 활용될 전망이다.

그러나 통계청은 ▶전년동기 대비 1분기 소비지출 증가율이 12.7%로 지난해 3분기(17.9%)나 4분기(14.3%)에 비해 줄어드는 추세고▶60년대처럼 소득을 넘어서는 소비지출은 아니라는 점을 들어 '과소비' 는 아니라고 분석했다.

◇ 교양오락비.자가용 구입비 폭증〓소비는 주로 여유있는 가구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공공교통비는 8.2% 늘어나는데 그쳤으나 자가용 구입비는 50.1%나 증가했다.

교양오락비는 46.5%나 늘어났는데, 이중 컴퓨터.캠코더 등 교양오락용품은 77.9%, 관람료.교양오락강습료.단체여행비 등 교양오락비는 24.9% 증가했다.

특히 컴퓨터 본체는 무려 1백36.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휴대폰 사용료 등 통신비는 38.2%, 외식비는 31.8%, 보충교육비는 25.7% 각각 늘었다.

월세는 48.6% 증가했는데, 이는 저금리 추세로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고 있는데다 그동안 밀린 월세를 받아내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 소득불균형 개선 미흡〓소득분배구조는 지난해 4분기보다 소폭 개선됐으나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1' 에 가까울수록 소득불균형이 심한 지니계수는 1분기에 0.325로 지난해 4분기의 0.327보다 0.002포인트, 전년 동기의 0.333보다 0.008포인트 낮아지는데 그쳤다.

이는 7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평균 0.320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또 도시근로자가구를 소득별로 20%씩 5개 분위로 나눴을 때 가장 높은 5분위 소득을 가장 낮은 1분위로 나눈 배율은 5.56으로 99년 1분기의 5.85보다는 낮지만 98년 1분기(5.52)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는 저소득층의 소득증가율이 고소득층을 따라잡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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