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송진우, 노히트 노런 대기록 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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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전의 악몽은 되풀이되지 않았다.

1991년 10월12일 대전에서 벌어진 해태와 빙그레의 한국시리즈 3차전. 선발로 등판한 송진우 (당시 빙그레)
는 8회2사까지 무사사구.무안타로 퍼펙트 피칭을 했다.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대기록이 한국시리즈에서 세워지는 역사적인 순간. 그러나 욕심이 앞선 탓일까. 송은 대기록 달성을 위한 4명의 타자를 남겨놓고 대타 정회열을 볼넷으로내보내면서 허망하게 무너졌다. 이후 연속 4안타를 허용하며 4실점, 졸지에 패전투수로 전락했다.

'송골매' 송진우 (35.한화)
가 노히트노런의 대기록을 세웠다. 프로야구 통산 10번째다.
공교롭게도 상대는 9년전 악몽을 안겼던 해태였다.

송은 18일 광주에서 벌어진 해태와의 원정경기에서 안타를 하나도 허용하지 않고 볼넷 3개만 내주는 완벽 피칭으로 해태타선을 압도했다. 삼진 6개를 곁들이며 6-0완승.

선수협 파동으로 지난 2일 해태와의 홈경기부터 뒤늦게 마운드에 오른 송은 3연전에 모두 출전, 1세이브 1홀드를 기록했다. 송은 6일 롯데전에서는 중간계투로 등판, 시즌 첫승을 거두며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했었다.

송은 올해 30대 중반의 나이와 겨울캠프에 참가하지 않아 훈련량이 모자라 '한물가지 않았느냐' 는 주위의 걱정을 들었다. 그러나 이같은 염려 (?)
를 일거에 불식시킨 빼어난 투구였다.

지난 12일 두산과의 원정경기에서 첫 선발출전해 5와3분의 1이닝 동안 3실점하며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던 송은 최고시속 1백45㎞의 직구를 바탕으로 슬라이더.커브.체인지업을 자유자재로 구사, 과거의 구력을 완전히 회복했다.

송의 완벽한 피칭과 함께 한화는 이영우.로마이어.송지만의 홈런포와 선발타자 전원안타를 터뜨리며 돌아온 '송골매' 의 노히트노런을 축복해주었다. 한편 이승엽은 두산과의 대구경기에서 4회 투런홈런을 날려 이틀연속 홈런을 기록했다.

최민우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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