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전청사 기관 중간간부 줄줄이 퇴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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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전청사 중소기업청, 특허청, 산림청 등의`잘 나가던' 중간간부들이 줄줄이 퇴직해 새 길을 개척하고 있다.

수십년의 공직생활을 거친 이들은 해당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벤처기업이나 변리사 개업 등 전문 직업인으로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농림부 산하기관 공무원 가운데 전무후무한 초고속 승진 기록을 가진산림청 국립수목원 손성호(41.연구관.농학박사) 식물보존과장도 16일 공직을 떠났다.

항암제 `택솔'(1996년)과 산삼 대량배양기술(1998년) 등을 개발한 손 박사는 C대학 연구교수 진출과 생물공학을 응용한 제품을 생산하는 실험실 벤처기업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손 박사는 "공직생활 중 빠른 승진과 기술개발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 등을 받기도 했지만 공직의 한계도 느낄 수 있었다"며 "그동안 꾸준히 연구해 온 생물공학분야 기술들을 직접 기업경영을 통해 실현하기 위해 새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또 특허청 홍성표(47.서기관) 정보과장은 과기부.특허청에서의 공직생활 23년을 지난 12일 정리하고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BESTTEC 국제법률사무소'를 열어 변리사로 변신했다.

서기관 5년차로 부이사관 승진서열 `중고참'인 홍 과장은 "그동안 공직생활을하며 익힌 전문지식을 업계에서 활용하기 위해 사퇴했다"며 "국제감각을 지닌 변리사가 돼 변리사업 개방에 대비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달 중순 사의를 표명한 `중소.벤처기업통' 중소기업청 서창수(42.서기관) 벤처정책과장도 `정책 입안자에서 현장 전문가로'의 변신을 위해 정부와 민간이 공동 출자한 벤처인큐베이터 `다산벤처' 상임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특허청 박상원 총무과장은 "올 들어 23명의 2-5급 직원이 떠나 일부 업무공백에 대한 우려와 민간부문 서비스 수준 향상에 대한 기대가 함께 느껴진다"며 "지식재산권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퇴직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민간부문활동도 국가경제적인 측면에서 얼마든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대전=연합뉴스) 한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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