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칸첸중가] 영국원정대, 칸첸중가 정상 정복

중앙일보

입력

칸첸중가 남면 베이스캠프에 머무르고 있는 4개국 원정대중 영국원정대가 처음으로 칸첸중가 정상을 밟는 영광을 누렸다.

13일 영국원정대는 제4캠프(7천6백m)를 출발한 지 10여시간만인 오후 2시경 2명의 대원과 2명의 셀파가 정상에 올랐다.이날 칸첸중가의 기상은 영국 BBC방송이 발표한 주간 기상예보처럼 맑은 날씨가 하루종일 계속됐고 바람도 거의 불지않아 등반하기에는 쾌적의 날씨였다.

영국원정대는 지난 10일 인도원정대가 개척한 캠프Ⅲ∼Ⅳ구간을 힘안들이고 오른 후 이날 정상등정에 성공했다.산악활동은 무상의 행위다. 그러나 이들이 그동안 베이스 캠프와 고소캠프에서 펼쳤던 활동을 감안할 때 신사의 나라 ‘영국의 산악인’이라고 부르기에는 무색할 정도로 비신사적인 행동을 보였다.

영국팀은 인도팀이 캠프Ⅲ∼Ⅳ구간을 개척하던 지난 10일 인도팀을 뒤쫓아 올라와 캠프Ⅳ를 설치하고 정상등정에 나섰던 것이다. 결국 이들은 베이스캠프∼캠프Ⅳ까지 다른 팀이 힘들여 개척해 놓은 고정로프를 따라 힘안들이고 등정했기때문에 다른 원정대로 부터 빈축을 사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들이 13일 오른 루트는 지난해 봄철 한국의 박영석씨가 올랐던 코스와는 다른 것이 특징. 박씨는 칸첸중가 주봉과 얄룽캉이 만나는 안부 못미쳐 오른편 암벽지대를 돌파하려다 설사면지역이 청빙(淸氷)으로 이뤄져 위험하다고 판단,안부를 거쳐 능선을 따라 정상을 밟았었다. 그러나 영국원정대는 암벽지대를 우회해 설사면지역을 가로지르는 코스를 개척해 4∼5시간의 운행시간을 단축시키며 정상에 올랐다.

지난달 22일 캠프Ⅳ를 개척하던중 셀파 다와의 불의의 사고로 운행을 중단한 한국팀은 15일 2차 정상공격에 나서게 된다.한국원정대에 속한 셀파는 총 6명이었으나 다와의 죽음으로 모든 셀파들이 사기를 잃었다. 이들을 겨우 달래 캠프Ⅳ까지 같이 운행하기로 약속을 받아냈다.그러나 한국팀은 그동안 다와의 시신 뒤처리로 날짜를 보낸데다 캠프Ⅲ∼Ⅳ구간을 개척할 셀파도 없어 인도팀이 고정로프를 설치할 때까지 베이스 캠프에서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한국팀은 인도팀과 합동으로 정상을 등정하기로 약속했고 여기에 스위스팀이 뒤쫓을 것으로 보여 이번 칸첸중가 원정은 3개국 합동등반으로 이뤄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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