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홍성흔, 연일 불방망이

중앙일보

입력

"공이 수박만하게 보여요. "

'프로야구의 안정환' 으로 불리는 홍성흔(두산)이 2년생 징크스를 비웃기라도 하듯 연일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홍은 서글서글한 눈매에 핸섬한 마스크로 오빠부대를 몰고 다니는 비디오형 선수. 지난해 주전포수 자리를 꿰찬 홍은 여세를 몰아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1998년 신인왕 김수경은 지난 시즌 혹독한 2년생 징크스에 시달렸지만 홍성흔은 4일 타격 1위에 오른 뒤 1주일이 지난 11일 현재 타율 0.393으로 선두를 지키고 있다.

홍은 "짧게 친다는 자세로 홀가분하게 타석에 들어선다" 며 "수박만한 공이 홈플레이트 위에서 멈추는데 방망이가 나가지 않을 수 없다" 고 타격 상승세를 설명한다.

홍은 주목받지 못하는 곳에서 제 몫 이상을 해내고 있다.

7번 타자인 홍은 '우즈-김동주-심정수' 로 이어지는 두산의 최강 클린업 트리오를 뒤에서 든든하게 받쳐주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대투수들은 중심타선을 피하더라도 6번 안경현부터 시작되는 두산의 하위타선에 낭패를 보기 일쑤다.

두산은 홍성흔을 비롯, 타격부문 2위 김동주(0.369), 5위 안경현(0.357), 7위 강혁(0.342) 등 타격 10걸안에 4명이 포진해 막강 타선을 이루고 있다.

홍의 활약은 수비에서도 돋보인다. 투수를 제외하고 가장 힘들다는 포수로서 투수 리드.주자견제 등 안방 살림에도 허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두산 코칭스태프는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한 이후 부쩍 자신감이 붙은 것같다" 며 홍의 맹활약에 혀를 내두른다.

전문가들은 은퇴한 이만수-김동수(삼성)로 이어지는 공격형 포수의 명맥을 이어갈 재목으로 홍을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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