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등 3국, 산유 정책 불변선언…유가상승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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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사우디아라비아, 베네수엘라 석유장관들은 11일 현 국제원유가에 만족을 표시하고 "더 이상 추가조치는 필요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멕시코의 바하 칼리포르니아 수르주에서 비공개 회동을 마친뒤 성명을 내고 "현재 원유 재고량이 1분기 말 쯤 국제원유시장에서 감지됐던 유가 추가인상압력을 철회시킬 수 있을 정도로 만족할만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데에 3국 장관이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의 증산합의에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 여름이후부터 다시 원유 수요가 늘어 상대적으로 재고량이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제유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세계적인 원유 수요에 변화가 없는데다 올 2분기에 원유 재고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지만 올 후반기부터 원유 수요가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산유국들이 유가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름 휴가철을 맞아 차량 사용이 크게 늘어나 유가가 다시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날 미국에서는 OECD 회원국들이 증산에 합의한 지난 3월 후 처음으로 유가가 29달러선을 돌파했다. 특히 분석가들은 여름철 수요를 앞두고 원유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우려에 따라 조만간 유가가 30달러선으로 치솟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정보국(EIA)의 제이 헤이키스는 이날 제4차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개발기구(APEC) 에너지 장관 회의에 참석한 뒤 현재의 유가상황에 대해 "원유 재고량이 부족한 상태여서 계속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분기 국제 원유 재고량이 1일당 40만배럴씩 떨어진 이후 2분기에는 1일당 120만배럴씩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IEA는 전망했다.

헤이키스도 OPEC 회원국들이 올해말까지 지난 4월보다 많은 1일당 11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OPEC 비회원국들도 1일당 70만배럴을 생산할 것으로 EIA 분석가들은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시티.샌디에이고 AP=연합뉴스) 성기준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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