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장정, 일렉트로룩스 예선통과

중앙일보

입력

"잔디깎는 기계소리 못들었어요. "

12일 테네시주 프랭클린에서 막을 올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일렉트로룩스 USA챔피언십 골프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장정.

올시즌에는 풀시드를 배정받지 못해 대기선수로 뛰고 있는 장은 지난 10일(한국시간) 벌어졌던 예선을 극적으로 통과했다.

장은 2명을 뽑는 예선전(21명 출전)에서 1언더파 71타를 기록, 미국의 제인 에겐과 나란히 공동2위를 차지한 뒤 연장 첫홀에서 버디를 잡아 파에 그친 에겐을 따돌렸다.

18번홀에서 치러진 연장전에서 장은 세컨드샷을 핀에서 약 3m 떨어진 지점에,에겐은 1.5m 지점에 공을 올려놓아 불리한 상황이었다.

캐디를 맡고 있는 아버지와 그린으로 향하던 장정은 아버지에게 "내가 이길 것 같아. 난 연장전에서 한번도 지지 않았잖아" 라고 말했다.

장정이 퍼팅하려는 순간 대회장소인 테네시 레전드 골프코스의 코스 관리인이 중요한 경기가 벌어지는 줄 모르고 잔디깎는 기계를 몰고 그린쪽으로 다가왔다.

경기관리원들과 장의 아버지가 깜짝 놀라 기계를 멈추라고 소리쳤지만 코스 관리인은 소음 때문에 '탕, 탕' 소리를 내며 운전을 계속, 그린주변에 있던 관계자들의 애를 태웠다.

그러나 장정은 이를 전혀 의식하지 않고 퍼팅에 성공, 버디를 낚았다.

반면 에겐은 소음이 멈추기를 기다려 퍼팅했으나 공은 홀을 벗어나 장정이 마지막 티켓을 손에 쥐게 됐다.

장정은 경기가 끝난 뒤 아버지가 "실패하면 어쩌려고 기다리지 않고 퍼팅을 했느냐" 는 질문에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어요" 라고 말했다.

최근 한국의 프로테스트를 수석으로 통과한 '땅콩 중의 땅콩' 장정의 집중력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장정은 12일 다나 아마카페인, 도로시 델라신과 한조로 1라운드 경기를 펼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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