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회장 1천억원출자, 1조5천억원담보

현대그룹은 현대투신의 정상화를 위해 정몽헌 회장이 1천억원의 비상장 계열사 주식을 출자하고 1조5천억원 이상의 충분한 담보를 내놓기로 했다.

담보는 정 회장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비상장 계열사 지분을 중심으로 제공된다.

현대는 또 연말까지 외자유치나 증자, 자산매각 등을 통해 현대투신의 자본잠식규모에 해당하는 1조2천억원을 조달하지 못할 경우 담보를 즉시 현물 출자로 전환해 자본잠식분을 메운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같은 현대측의 자구계획이 현 상황에서 현대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평가해 수용할 방침임을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현대와 정부가 지루한 신경전을 펼쳐왔던 현대투신 사태는 해결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4일 정부와 현대그룹에 따르면 현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현대투신 정상화 방안을 이날 오전중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는 우선 정 회장이 개인적으로 보유한 현대택배 주식 177만3천331주 등 비상장 주식 1천억원어치를 출자하고 정 회장이 직접 보유하고 있지 않더라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비상장 계열사 주식도 담보로 제공하기로 했다.

정 회장이 담보로 제공할 주식의 가치는 1조5천억원 이상에 달해 충분한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는 또 1천억원의 출자외에도 올해말까지 현대투신의 자회사인 현대투신운용 코스닥 등록 및 지분매각에 따른 자본이익 7천억원과 현대투신의 외자유치 2천억원,올해 경상이익 4천억원 등을 통해 1조2천억원에 달하는 자본 잠식분을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방법으로 올 연말까지 자본잠식분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현대는 담보로 내놓은 주식 등을 즉각 현물출자 등의 방식으로 전환해 잠식분을 충당할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 3일밤 현대측으로부터 이같은 내용의 계획을 통보받고 현 상황에서 현대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이를 수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정부는 일단 현대측의 발표 내용을 지켜본 후 현대투신에 대한 유동성 지원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현대와 정부가 줄다리기를 하며 장기전 양상을 보였던 현대투신 문제는 해결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서울=연합뉴스) 김종현.김지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