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 경제] 방사능 무서워 … 자취 감춘 일본 명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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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명태 중의 명태’로 불리던 일본산 명태의 수입량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3~7월 일본에서 들여온 명태는 2085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입량 4943t에 비해 반 이상 줄었다. 1월부터 7월까지의 물량으로 따져도 30% 이상 감소했다.

 원래 일본산 명태는 환영 받는 ‘손님’이었다. 국내에선 명태가 잘 잡히지 않는다. 1970~80년대에 명태의 치어인 노가리를 남획하면서 명태 씨가 말라 버렸기 때문이다. 그 자리를 지금껏 일본산 명태가 차지했다. 일본산 명태는 얼리지 않은 냉장 상태로 수입돼 국물 맛이 좋아 미식가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3월 일본 대지진 이후 명태를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일본산 명태가 방사능에 오염됐다는 소문이 돈 탓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일본 명태 어장이 대지진이 발생한 지역의 동북부에 있다 보니 방사능 오염 우려가 제기되면서 수입 급감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산 명태의 퇴장으로 러시아산 명태가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러시아산 명태는 추석을 앞둔 8월 한 달 동안 1만8549t이 수입됐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1% 증가한 셈이다.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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