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법원, MP3 '저작권침해' 첫판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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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음반업계가 인터넷을 통한 음악 다운로드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법원의 판결을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미 연방지법의 제드 라코프 판사는 28일 미국음반산업협회(RIAA)가 소니뮤직,워너뮤직, EMI 레코드, 유니버설뮤직 및 BMG 엔터테인먼트 등 이른바 `빅 5'와 함께 인터넷 음악서비스 업체인 MP3닷컴을 상대로 낸 소송에 대해 "원고측이 제기한 음반저작권 침해 주장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인터넷을 통한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인 MP3에 대해 음반업계가 제동을 걸 수 있는 법적 기반을 처음으로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판결에 대해 샌디에이고 소재 MP3닷컴사는 "이번 건과 관련해 싸울 여지가 많이 남아 있으며 이번 판결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즉각 항소할 것임을 밝혔다.

MP3닷컴이 제공하는 온라인 음악 서비스인 마이닷MP3닷컴(MY.MP3.COM) 서비스는 유저들이 인터넷을 통해 CD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다른 MP3 서비스와는 달리 유저들이 업 및 다운 로드를 받을 필요없이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이 회사는 8만여장의 음악 CD를 자체 서버에 입력하고 있는데 유저들은 자기가 들으려는 음악 CD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만 입증하면 이 회사의 서버에 들어가 마음대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법원은 1차 판결에 이어 RIAA가 MP3닷컴에 어느 정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RIAA 소속 음반회사들이 MP3 서비스로 한해 60억달러 상당의 저작권 침해를 당하고 있다고 보면서 배상 요구액이 수십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RIAA측도 MP3닷컴사가 보유 CD에 대해 장당 750달러 많게는 1만5천달러까지 음반사들에게 손해를 끼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벼르고 있다. 그러나 MP3닷컴사의 로빈 리처드 사장은 "우리가 서비스하는 CD들은 이미 유저들이 구입하고 있는 것들"이라면서 따라서 "온라인 서비스에 아무런 법적 하자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원에서 구체적인 시정 조치를 내릴 때까지 기존의 `인스탄트 리스닝 서비스'와 `빔-잇' 서비스가 계속될 것이라면서 CD 서비스가 불가능해지더라도 RIAA의 권한이 미치지 않는 음악을 온라인으로 계속 접속 가능토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지난 97년에도 음반업계로부터 저작권 침해 소송을 당했으나 당시 법원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제동을 걸지 않았다. 또 MP3닷컴측도 지난 2월 RIAA를 상대로 역소송을 냈으나 몇주전 철회했다.

한편 법원의 판결이 나온데 자극받아 나스닥에 상장돼있는 MP3닷컴의 주식은 28일 무려 40%나 폭락해 주당 7.75달러에 거래됐다. [뉴욕=연합] 엄남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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