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터넷 광고시장 폭발적 성장세 지속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 광고시장이 뜨고 있다.TV나 신문 등 기존 매체에 비하면 규모는 아직 미미하지만 성장률은 가히 폭발적이다.

여기에 불을 붙이는 계기가 하나 있었다.지난 3월 펩시콜라와 인터넷 포털업체인 야후의 마케팅 제휴가 바로 그것이다.

양사의 제휴는 지금까지 온라인 광고에 부정적이었던 소비재 제조업체들의 광고를 인터넷으로 끌어들이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펩시는 그동안 인터넷 광고에 별 관심이 없었다.신문이 지닌 광고의 지속성과 신뢰성,TV가 갖는 뚜렷한 임팩트가 인터넷상에는 없으며,무엇보다도 네티즌들은 광고를 외면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최근 펩시는 이같은 생각들을 바꿨다.

펩시의 데이브 뷰익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최근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산업이 인터넷으로 융합되고 있고 2억명이 넘는 세계 인구가 웹사이트를 넘나드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며 "인터넷 광고에 강한 집착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변화로 펩시는 8월부터 자사가 생산하는 연간 15억병의 콜라와 미국내 5만개 지점에 야후광고를 걸고 대신 야후는 자사 사이트에 펩시스터프닷컴(PepsiStuff.com)을 개설,펩시콜라 마케팅과 광고를 담당한다는 데 쉽게 합의할 수 있었다.

파장은 퍼져나갔다.이미 검색엔진 라이코스에 광고를 올리고 있는 피자헛은 인터넷 마케팅 강화를 모색중이고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포털 MSN 광고에 의존하던 종합소비제 메이커 유니레버도 온라인 광고 확대를 선언했다.

나이키와 가정용 의약품 제조업체 존슨앤존슨도 멀티미디어 인터넷을 통한 광고를 대폭 늘리겠다고 밝혔다.

인터넷 리서치회사인 쥬피터 커뮤니케이션스의 분석가 패트릭 키안은 "인터넷의 폭발력이 광고시장으로 직결되는 징조가 있으며 이것은 당연한 귀결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인터넷광고협회(IAB)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광고액수는 46억달러로 전년대비 1백41%가 늘어났다.이는 처음으로 조사를 시작한 96년(2억6천만달러)보다 무려 2천%가 늘어난 수치다.
성장속도도 다른 매체를 압도한다.

인터넷 광고액수가 연간 40억달러(99년 기준)를 넘는 데 걸린 시간은 5년이다.TV는 6년,케이블 TV는 13년,라디오는 30년이 걸렸다.

현재 미국내 비(非)인터넷 광고시장 규모는 연간 2천억달러로 이중 소비재 제조업체들의 광고 액수는 5백억달러(25%)였다.

그러나 인터넷 광고에서 이들의 점유비율은 지난해 2%에 불과했다.온라인 광고의 엄청난 증가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광고효과를 믿지 못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는 얘기다.

패트릭 키안은 "펩시와 야후의 제휴로 소비재 업체들의 인터넷 광고 관심이 높아진 게 사실이며 이런 추세를 감안하면 2003년 이들의 인터넷광고 점유율은 지난해의 3배인 7%를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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