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 진정 효과 뛰어난 강황 … 간편한 섭취로 건강 관리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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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기술로 강황을 입힌 쌀은 밥 지을 때 잡곡처럼 소량만 넣어도 충분하다. [조영회 기자]

유명 여배우가 TV에 나와 카레를 홍보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강황 몸에 좋은 거 다 아시죠?” 이 카레 CF 덕에 강황의 효능에 대해 많은 사람이 알게 됐는지 모른다. 그러나 강황이 몸에 좋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 전부터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강황 속 커큐민(Curcumin)이라는 성분이 그렇다. 길게는 5000년 전 고대 힌두교의 건강관리 체계인 아유르베다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르코폴로가 1280년 중국과 인도를 여행하면서 저술한 책에도 강황이 등장한다. 13세기 아랍상인들에 의해서 처음으로 유럽에 소개 됐다. 이후 강황(커큐민)의 효능에 대한 연구가 현재는 세계적으로 한해 300여편(2005년 월스트리트 보도)의 논문이 발표될 만큼 커큐민에 대한 연구활동은 폭발적이다.

왜 과학자들은 커큐민 연구에 열을 올리나

커큐민은 염증을 진정시키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염증은 심장병, 암, 폐질환, 신경계 질환(알츠하이머 포함), 자기 면역질환, 관절염, 당뇨 등 거의 대부분의 질병을 심화시킨다.

과학자들이 커큐민 연구에 열을 올리는 것은 커큐민이 염증을 유발하는 NF-kB라는 성분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많은 커큐민 연구가 암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텍사스대학 MD Anderson 암 연구소의 Bharat Aggarwal 교수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미국의 4대 발병 암인 대장암, 유방암, 전립선암, 폐암 등의 발병률이 매일 강황(커큐민)을 섭취하는 인도에서는 10분의 1로 줄어든다.

이 교수는 논문에서 “커큐민에 반응하지 않는 암을 발견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암에서 NF-kB가 종양 증식과 전이를 활발하게 하는 작용을 보여주고 있고 이를 차단하는 것이 종양의 발달을 억제하게 된다”고 밝히고 있다.

커큐민은 돈이 안 된다?

커큐민이 이토록 효과가 있다면 그동안 의약계는 뭘 했나?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Aggarwal 교수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커큐민은 자연 혼합물이기 때문에 그 효력이 입증된다 하더라도 제약회사 입장에서 돈벌이가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세계 큰 자본들의 커큐민에 대한 특허 출원은 지속적으로 시도되어왔다. 1990년대 말 미시시피대학 연구진이 강황 관련 특허를 출원했지만 인도 정부의 강력한 이의제기로 거부된 바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자연 혼합물이 강황을 음식에 뿌려 먹는 방법 밖에 없는 것일까? 그러나 이 또한 문제가 있다. 결정적으로 강황에는 2~5% 정도의 커큐민이 함유되어 있을 뿐이고 커큐민 자체가 물에 녹지 않기 때문에 흡수 또한 매우 어렵다. 인도 사람들처럼 어려서부터 매일 강황을 먹지 않는 한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중국·캐나다 등 세계시장 공략

최근 천안에 한 젊은 사업가가 지용성인 커큐민을 미분자화 기술을 통해 체내 흡수가 빠른 수용성으로 바꿔 놓는 기술 개발에 성공, 특허를 받아냈다. ㈜네이쳐나노텍 이규호 이사(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2007년 3월13일 KBS 생로병사의 비밀 ‘카레 황금색의 비밀’을 보게 됐다고 한다.

이후 그는 강황에 빠져 살았다. 커큐민이 만병 통치약은 아니지만 수많은 과학자들이 값싸고 효과적인 질병치료제로 커큐민을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이들 과학자들이 풀지 못한 가장 중요한 핵심기술이 지용성인 커큐민을 수용성으로 바꾸는 기술이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이 이사는 백방으로 이 분야의 전문가를 수소문하던 끝에 경기도 안산에 있는 M연구소를 찾아냈다. 이 이사와 이 연구소는 의기투합해 연구에 몰두했다. 이렇게 시작된 연구가 3년 만에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이 이사는 특허를 확신하고 그동안 상품개발에 전념했다. 특허기술로 강황을 입힌 쌀, 물에 희석시켜 먹는 앰플형 제품(아래 사진) 등 다양한 형태의 상품이 시판에 들어갔다. 특히 강황 특유의 향과 질감 제거로 기호와 상관없이 섭취가 편리해 서서히 판매량이 늘고 있다. 이중 엠플형 제품의 경우 일본시장에 진출해 변비나 숙취해소에 효과가 있다는 입 소문이 나면서 편의점에서 사고 파는 등 이미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이규호 이사는 “커큐민은 체내 흡수율이 떨어져 필요한 양에 비해 많은 양을 먹어야 하는 문제가 있다. 그러나 특허기술을 통해 이제는 보다 쉬운 방법으로 정상적인 양을 섭취할 수 있게 됐다. 커큐민의 효능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만큼 국내 시장은 물론 중국과 캐나다 등 세계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의=041-566-1004

  장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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