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소재산업 10년새 눈부신 성장…수출 269% 무역 흑자 2785%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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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부품·소재산업의 수출과 무역흑자 규모가 지난 10년간 각각 269%, 27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지 않은 부품·소재기업이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인 점을 감안하면 과거 10년간 대기업·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이 상당히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부품·소재산업 육성 10년, 그 빛과 그림자’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부품·소재산업은 지난해 수출 2290억 달러, 무역흑자 779억 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2001년에는 수출이 620억 달러, 무역흑자는 27억 달러에 불과했다. 세계시장 점유율이 5% 이상이면서 5위권에 드는 ‘세계 일류상품’도 같은 기간 8개에서 37개로 늘었다. 덕분에 부품·소재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009년 4.6%로 세계 6위로 도약했다.

 기업의 덩치도 커지고 있다. 연간 매출이 2000억원 이상이면서 1억 달러 이상을 수출하는 부품·소재기업은 2004년 155개에서 2009년 241개로 늘었다. 평균 종업원 수도 2001년 53.9명에서 지난해 56.3명으로 증가해 일자리 창출에도 적잖은 기여를 했다.

 명지대 경제학과 조동근 교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지난 10년간 상생의 유인을 갖고 함께 성장해 왔다는 증거”라며 “기본적으로 둘은 대립 관계가 아닌 상생 협력의 관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매출의 대기업 의존은 여전했다. 지난해 중소 부품·소재기업 중 44.1%가 5개 미만의 수요 대기업과, 29.3%는 2개 미만의 수요 대기업과 거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일(對日) 무역수지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2001년 105억 달러였던 대일 무역적자는 해마다 늘어 지난해엔 243억 달러까지 증가했다.

 정부는 2001년 2월 ‘부품·소재 전문기업 육성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제정하고 부품·소재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 2조원의 재정을 투입했다. 정부는 이 법을 2021년까지 10년 더 연장하는 법안을 최근 국회에 제출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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