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차 고졸, 대졸과 동등한 대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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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태 사장

대우조선해양은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대졸사원과 동등한 대우를 받는 고졸 전문직 사원 100명을 뽑는다고 29일 밝혔다.

 올해 연말 선발 예정인 고졸 전문직은 7년간 자체 교육 과정을 거치면 월급·승진·연수 같은 인사 관리에서 대졸직과 동등한 대우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발표한 채용안에 따르면 다음 달 인문계를 포함한 각 고등학교에 공문을 보내 학교장들로부터 가정형편이 어려운 성적 우수자를 중심으로 추천을 받는다. 이어 서류 심사를 진행하고 면접, 적성검사 등을 거쳐 12월 중순 수능 성적을 확인한 뒤 최종 합격자를 뽑는다. 대우조선은 통상 남성 대졸자의 경우 군 복무 기간이 2년, 대학 졸업에 4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해 자체 교육 프로그램 이수 기간을 7년으로 잡았다. 이 회사 남상태 사장은 “잦은 해외출장에서 덴마크의 고졸 직업 프로그램을 보고 감명을 받아 이번에 비슷한 고졸 전문직을 도입하게 됐다”고 배경 설명을 했다.

아울러 “고졸과 대졸 취업자를 동등하게 대하는 인사정책이 학벌을 좇는 한국 사회를 능력 위주로 바꾸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대우조선을 비롯한 대형조선업체들은 2006년부터 3년간 단군 이래 최대 호황을 맞아 회사마다 매년 고졸직 수백 명을 뽑았다. 연간 1000명 이상이 현장직으로 취업했다. 하지만 2009년부터 금융위기 여파로 수주가 줄어 각사별로 100명 남짓 선발하고 있다.

 남 사장은 “기존 고졸직은 현장에 한정돼 사실상 승진이나 진로에 제한이 많았지만 고졸 전문직은 이런 차별을 없앤 점이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해양프로젝트의 경우 전문적인 관리자들이 대거 필요하기 때문에 고졸 인재들을 많이 육성해 전문가로 키워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상우 인사총무 상무는 “올해 뽑을 고졸 전문직은 시기가 늦어 현실적으로 인문계보다는 전문 실업고생에게 많은 기회가 돌아갈 것”이라며 “대학 등록금이 비싸 진학을 못하고 취업을 할 수밖에 없는 우수 학생을 위한 취지라 수능 성적을 채용에 도입했다”고 말했다.

 한편 남 사장은 인도네시아가 추진 중인 10억 달러 규모의 잠수함 도입사업과 관련해 “다음 달 하순 대우조선이 우선협상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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