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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lace ⑩ 삼청각의 ‘자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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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아직도 삼청각(三淸閣) 하면 비밀요정을 떠올리시는지. 1972년 문을 연 이래 국빈 접대와 정치회담을 위한 장소로 이용됐고, 여야를 막론하고 고위 정치인이 단골로 드나들어 70~80년대 밀실정치의 산실로 대표됐던 곳이니 충분히 그럴 만하다.

 하나 지금 삼청각은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삼청각 변신이 시작된 지 올해로 10년. 삼청각은 이제 서울을 대표하는 도심 속 전통문화 체험공간이 됐다. 고풍스러운 전통 한옥 건물과 북악산 자락에 깊숙이 자리 잡은 수려한 자연환경은 여전하지만 밀회를 즐기던 정치인은 사라지고 대신 고품격 문화체험을 즐기는 사람으로 삼청각은 붐빈다. 특히 삼청각 별채는 1년 내내 다례와 규방공예, 판소리, 한식 강좌를 진행해 인기가 높다.

 삼청각에서 열리는 수많은 행사 중에 봄과 가을에만 열리는 특별한 행사가 있다. 이름하여 ‘프리미엄 런치콘서트 자미(滋味)’다. ‘자미’는 제주도 방언으로 재미를 말하며, 자양분이 많아 몸에 좋은 음식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자미에서 흥겨운 공연과 맛있는 식사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봄 첫선을 보인 뒤 반응이 좋아 올해도 진행한다. 이번 가을 공연은 ‘님 그리는 꿈-여인별곡’이라는 제목으로 20대 여성 연주자로 이뤄진 국악앙상블 ‘청아랑’이 가야금산조·해금산조·교방춤·살풀이 등을 선보인다.

 공연을 마치면 대하냉채·밀전병쌈·관자구이·전유어·오리가슴살구이·잡채·갈비찜 등으로 구성된 한정식 코스가 나온다. 운치 있는 삼청각을 거닐며 우리 가락과 맛에 취하는 것만큼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일도 없을 듯하다. 올가을 자미 공연은 9월 5일부터 12월 28일까지 열린다.

윤서현 기자

● 삼청각=‘프리미엄 런치콘서트 자미(滋味)’는 매주 월·화·수 낮 12시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삼청각 일화당 공연장에서 열린다. 입장권은 R석 7만원, S석 5만원. 전화·인터넷으로 예매할 수 있다. 02-765-3700(ticket.interpark.com). 서울 성북구 성북2동 33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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