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독의 국내 위성방송 진출은 문제"

중앙일보

입력

미디어를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는 호주의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의 국내 위성방송사업 진출은 언론의 상업주의화와 선정주의화를 부추길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세용 MBC 국제협력부장은 18일 오후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머독의 위성방송사업 진출 문제와 대응방안''이란 주제의 토론회에서 미디어를 돈버는 사업으로 생각하는 머독의 국내 진출은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부장은 이날 `머독의 미디어관과 한국 진출에 따른 문제점''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머독은 영국의 ≪The Sun≫지를 인수한 직후 발행부수를 늘리기 위해 이 신문의 제3면에 토플리스 차림의 여성 사진을 매일 게재하는 등 미디어를 언론과 문화매체로 생각하기보다는 하나의 돈버는 사업으로만 생각하는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뿐만 아니라 머독은 언론의 소유와 편집을 분리시키지 않고 그가 직접 편집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해 물의를 빚은 바 있으며 언론의 영향력을 이용해 당대의 정치권력과 유착관계를 형성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반면 `머독의 세계 미디어시장 진출 현황과 각국의 대응''이란 주제발표를 한 정용준 전북대 신방과 교수는 ''머독은 거대자본과 막강한 소프트웨어를 갖고 있는 세계 3위의 미디어자본이지만 지레 겁먹고 반대할 필요는 없다''면서 ''지금은 그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현실적으로 대응방안을 찾아야 할 때''라며 신중론을 폈다.

그는 ''언론계의 윤리를 저버리고 시장과 대중을 쫓아가는 머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외국자본이 참여한 위성방송에 대한 방송위원회의 심사과정에서 별도의 자본투자노력을 강제하는 등의 차별화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제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머독의 국내 위성방송사업 진출을 지속적으로 반대해온 시민단체 관계자와 최근 머독의 뉴스 코퍼레이션과 합작투자법인 설립 조인식을 가진 DSM 관계자 등 1백여명이 참석, 높은 관심을 보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