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 소매업체 내년까지 대부분 도산"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에만 기반을 두고 소매업을 해온 소형 닷컴 기업들이 내년까지 대부분이 도산하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인터넷 컨설팅 기업인 포레스터 리서치는 13일 ''닷컴 소매업체의 사망''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취약한 재정과 치열한 경쟁, 벤처자본의 이탈 등으로 소형 닷컴소매업체의 줄도산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자상거래 업계에서는 닷컴 소매업체의 도태 과정이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고있으며 현재 영업하고 있는 3만여 업체 중 2만5천여개가 도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있는 상황이다.

포레스터의 수석분석가 조 소여는 "온라인 소매업체의 허니문은 끝났다"고 단언하면서 현재 CD나우 등 일부 업체가 당면하고 있는 경영난은 확산되기만 할 뿐이란 점을 직시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포레스터측은 소형 닷컴업체의 도산과 재편이 3단계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인터넷 초기에 책이나 소프트웨어, 꽃 등을 판매해 나름대로 성공을 거둬온 소형업체들이 이미 성장둔화 상태에 있어 올 가을께 가장 먼저 정리되고 그 다음으로 애완용품이나 장난감, 가전제품 등 차별성이 없는 상품을 박리로 판매해온 업체들이 올 연말 크리스마스 쇼핑시즌 이전에 붕괴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밖에 의류나 가구 등 유명 패션 상품을 판매하는 업체들은 2002년 이전에 도산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고됐다. 이들 업체들은 대부분이 파산하거나 운이 좋을 경우 다른 큰 업체에 인수되는 것이 고작일 것으로 지적됐다.

반면 현실세계의 매장을 갖고 인터넷 소매업을 병행하는 이른바 클릭-앤드-모르타르(Click-and-mortar) 업체들은 고객이나 상품 공급업체 확보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해 인터넷에만 의존하는 업체와는 반대로 경쟁력이 오히려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포레스터측은 닷컴 소매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탄탄한 내부조직을 갖추는 한편 고객 서비스 강화와 주문의 신속한 처리를 통해 다른 경쟁업체와의 차별성을 부각시켜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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