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납 저질 건빵, 군 간부가 돈 받고 OK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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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군인들에게 저질 건빵(사진)과 햄버거빵을 제공한 업체 대표들과 돈을 받고 이를 눈감아준 군 관계자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입찰 담합을 통해 납품 단가를 올리고 이 과정에서 뇌물을 주고받은 혐의 등으로 방위사업청 사무관 이모(54)씨를 체포하고 제빵업체 대표와 조합 관계자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와 올해 빵 군납업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D사로부터 총 5000만원을 받은 혐의다.

 D사를 비롯한 9개 제빵업체는 방위사업청의 건빵 및 햄버거빵 입찰에서 15차례 담합한 뒤 특정업체 입찰을 밀어주는 방식으로 6억6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경찰은 말했다.

특히 군수지원사령부 관할 4개 지역 가운데 3개 지역에서 낙찰을 받은 D사는 2009년 9월부터 올해까지 값 싼 밀가루 혼합비율을 높인 건빵 1223만 봉지를 만들어 6100만원의 부당이익을 얻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또 빵 납품 검수를 담당하는 육군 중령 김모(48)씨 등 군 간부 8명이 금품과 향응을 받고 위생점검 등 단속정보를 납품업체에 흘려준 것으로 나타나 이를 국방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김씨 등은 이들 업체가 곰팡이가 핀 햄버거빵 등을 납품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처벌하는 대신 이를 찍은 사진을 보낸 뒤 금품을 요구해 받은 혐의다. 김씨 등 군 간부가 받은 금액은 1인당 50만원에서 3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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