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매출, GDP 10% … 임직원 10만명, 협력업체 1000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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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직면한 도전은 삼성만의 일이 아니다. 한국 경제·산업계가 극복해야 할 거센 바람이다.”

 사상 최저치를 연일 갈아치우고 있는 D램과 LCD 가격, 그리고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같은 정보기술(IT) 업계의 구도 변화를 놓고 산업계에서는 이런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변화가 삼성전자뿐 아니라 한국의 주력 산업인 IT 전반을 뒤흔드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수출도 우려된다. D램·LCD·휴대전화가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이다. D램을 포함한 반도체는 지난해 품목별 수출 1위, LCD 등 평판디스플레이는 4위, 휴대전화 같은 무선통신기기는 6위였다. 이 품목들의 단가가 추락하고 경쟁력이 흔들리면 수출 실적 전체가 타격을 받는다.

 특히 한국은 근래 수출 위주 경제로 쏠리는 추세다. 주력 품목의 수출이 차질을 빚으면 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성장률 6.2% 가운데 약 3분의 2인 3.9%가 수출에 의한 것이었다. 수출은 일자리 창출에도 큰 몫을 한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제조업 일자리 402만8000개 중 약 80%인 320만6000개가 수출 덕에 생겨난 것으로 무역연구원은 추산했다.

 삼성이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는 점에서도 재계는 이번 도전과 삼성의 극복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본사 기준 매출은 112조2494억원.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1172조8034억원)의 약 10%에 해당한다. 삼성그룹 전체로 확대해 보면 지난해 매출은 254조5615억원으로 GDP의 22%에 이른다. 물론 GDP는 부가가치의 합계액이므로 삼성그룹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정확히 산출하려면 지난해 삼성이 창출한 부가가치액을 따로 계산해야 한다. 그러나 매출을 GDP와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해당 그룹이나 기업이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도를 파악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삼성전자는 또 임직원이 약 10만 명에 협력업체 수가 1000여 곳이다. 삼성그룹 전체 임직원 수는 22만 명이 넘는다. 삼성그룹 전체 협력업체 종사자의 가족까지 합산하면 수백만 명의 생계가 관련돼 있다. 1위 그룹인 삼성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당면한 도전을 극복해내야 하는 이유다.

권혁주 기자

◆명목GDP=물가 상승률을 고려하지 않고 계산한 GDP. 이에 비해 실질GDP는 물가 상승에 따른 생산·소득 증가, 즉 일종의 ‘거품’을 빼고 따진 것이다. 기사에선 삼성의 매출과 비교하기 위해 실질GDP 대신 명목GDP를 사용했다. 기업의 매출 역시 명목GDP처럼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지 않은 수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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