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카세트? 난 MP3 플레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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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는 MP3로 통한다? 원하는 가요나 팝송이 있으면 그냥 인터넷에서 파일만 내려 받으면 된다. 요즘 아이들은 컴퓨터세대인 만큼 카세트보다 PC에서 주고받을 수 있는 파일 형태에 친숙하다. 그래서인지 MP3 파일로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가는 추세다. 이런 MP3를 들을 수 있는 MP3 플레이어는 어떤 원리로 움직일까?

더 이상 MP3 파일은 신기한 구경거리가 아니다. 5대 PC통신망은 물론이고 인터넷을 항해하다 보면 흔히 MP3 전문 사이트를 찾아볼 수 있다. 컴퓨터 세대에게 PC에서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파일 형태의 MP3는 친숙할 수밖에 없다.

또 웨이브(Wave) 파일에 비해 파일 용량도 작아 부담스럽지 않다. 저작권 문제가 걸림돌로 남아있지만 굳이 MP3가 아니더라도 미래의 음악 매개체는 결국 파일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처럼 레코드 가게를 찾아 마음에 드는 카세트나 CD를 사는 시대가 머지않아 끝날 수도 있다. 자판기에서 원하는 음악 파일만 고른 다음 내려 받으면 그만이니까!

음질과 압축률 모두 만족스러운 MP3

MP3 파일은 MPEG1에서 규정한 오디오 압축기술의 하나로 CD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웨이브(Wave)에 가까운 음질을 유지한 채 크기는 50배까지 줄여 음악을 만들 수 있다. MPEG 기술을 이용하면 음질을 떨어뜨리지 않고 데이터 양을 12분의 1까지 압축할 수 있다. 물론 음질을 떨어뜨리면 전화로 통화하는 수준인 96분의 1까지도 압축할 수 있다.

이렇게 엄청난 압축률을 보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영역이 한정되어 있다는 점을 이용해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소리를 잘라냈기 때문이다. 사람의 귀는 보통 20Hz의 저음부터 20KHz 고음까지 들을 수 있는데 이를 가청 주파수라 한다. 주파수마다 청각은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이 가운데 저음인 2∼4KHz 주파수에 가장 민감하다. 사람의 목소리가 이 주파수 범위에 속해있기 때문이다.

MPEG 오디오는 마스킹 효과라는 청각 특성을 주로 이용한다. 마스킹 효과란 어떤 사람이 1,000Hz의 주파수의 큰 목소리로 말하고 있을 때 이에 가까운 주파수의 특정 크기 밑으로(마스킹 임계값이라 부른다) 다른 사람이 말하면 목소리 큰 사람에 가려 다른 사람이 말하는 소리는 들을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말하자면 똑같은 주파수 내에서 사람이 들을 수 없는 부분만 빼는 방식이다.

MPEG 오디오는 가청 주파수를 모두 32개로 잘게 나눠놓았다. 주파수마다 비트수를 할당하게 되는데 이 가운데 청각에 가장 민감한 주파수 대역, 2∼4KHz는 잘게 나누고 민감하지 않는 고음은 넓게 나눠 음질을 높인다. 이렇게 주파수 대역폭에 따라 비트수를 줄이면 압축 효과는 물론 원음의 음질도 고스란히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MP3가 지닌 매력이다.

어떤 MP3 플레어어가 팔리나?

시중에는 수많은 MP3 플레이어가 나와있고 또 앞으로 끊임없이 선보일 예정이다. 사실 MP3 플레이어 자체를 만드는데 별다른 기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어떤 이용자 환경과 디자인, 파일 전송 방식을 이용하는지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얼마전 선보인 다이아몬드멀티미디어사의 MP3 플레이어 리오500은 이전에 많이 쓰던 패러럴 방식 대신 USB로 파일을 내려 받기 때문에 훨씬 빠른 전송률을 자랑한다. 앞으로 선보일 MP3 플레이어는 모두 USB 방식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누구나 만들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인지 제조사마다 온갖 아이디어를 동원한다. 유니텍전자가 내놓은 MP3 플레이어 로미를 처음 보면 카세트 테이프로 착각할 정도다. 실제로 로미는 카세트 플레이어에 넣어 들을 수 있는 아이디어 상품이다.

또 LG전자가 작년에 발표했던 MP3 플레이어는 카세트와 MP3를 한꺼번에 들을 수 있는 과도기적 제품이다. 아무리 MP3가 좋아도 그동안 모아온 수많은 카세트 테이프가 아까웠던 사람이라면 이런 제품도 쓸만하다. 새한정보시스템사가 내놓은 MP맨 시리즈는 MP3 플레이어의 맏형 격이다. 세계 최초로 발표한 MF-10을 비롯해 MF-20을 차례로 내놓으면서 국내 MP3플레어의 대표주자로 인정받고 있다. 얼마 전 산뜻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MF-30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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