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시 읽기] 가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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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

통조림에 길들여진

아이의 저녁밥상에

갈치튀김을 올려놓는다

웬만한 가시쯤

씹어 삼키고

어쩌다가 목에 걸린 아픔

심호흡을 하고

밥 한술 꿀꺽 삼키면 그만이다

뼛속 깊이 고여있던 고통

그것들도 세월이 가면

사랑니처럼 삭아 버리고

제 몫의 가시를 씹는 아이는

아픔을 말하지 않는다

정인숙-천안낭송문학회

정인숙
천안낭송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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