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순매수… 거품론에 주춤

중앙일보

입력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행진이 다시 이어질 것인가.

최근 국내 증시를 주도해 온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해지면서 거래소.코스닥시장이 함께 약세국면에 빠지고 있다.

특히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였던 삼성전자를 지난 주말 대거 팔아치우자 외국인 자금이 한국시장에서 빠져나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3일 외국인들이 다시 순매수로 반전되기는 했지만 앞으로 이들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 지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 헷갈리는 외국인 동향〓3월 14일부터 13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다 3월 31일 순매도로 돌아섰다. 그러나 4월 첫 거래일인 3일에는 다시 1천억원대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지난 주말 순매도 대상이었던 삼성전자는 현대전자와 함께 다시 순매수 종목으로 바뀌었다.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3월 중순 이후 순매도이거나 순매수라 하더라도 규모가 미미해 최근 주가하락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 향후 전망〓미국시장에서 기술주가 반등하지 못하는 한 국내 시장에서도 어렵다는 분석이 많은 만큼 외국인 매수세도 주춤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비관론이다.

도이치증권의 박태진 지점장은 "미국 증시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는 기술주나 정보통신주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단기간내 반전되기는 어려울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외국인 투자자가 참고하는 모건 스탠리지수(MSCI)에서 한국비중이 현재 20% 안팎에서 오는 5월말부터는 15.8%로 낮아진다는 점도 악재" 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영국 피치IBCA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한단계 올린 데다 최근 CSFB가 한국에 대한 투자전망을 중립에서 유망으로 올렸다는 것이다.

WI카증권 관계자는 "한국에 대한 외국인 시각은 '바이' 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며 "외국인 매수세가 추세적으로 반전됐다고 보기는 이르다" 고 주장했다.

◇ 미국 증시 동조화 심화〓CSFB 관계자는 "첨단 기술주는 과거추세나 평가기준이 정립되지 않아 미국시장이 다른 나라 시장의 교과서가 될 수밖에 없다" 며 "기술주가 급등락할 때는 미국증시와 동조화가 심화되기 때문에 미국시장 동향에 유념해야 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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