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한 달 만에 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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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연일 치솟던 기름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8일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의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은 L당 1953.16원으로 전날에 비해 0.97원 떨어졌다. 지난달 7일 L당 100원 할인조치가 끝난 이후 기름값은 하루도 빠짐 없이 올랐다. 그러던 것이 8일(1954.13원) 처음으로 L당 0.1원이 떨어진 뒤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연일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서울 지역 주유소의 보통휘발유 가격도 내림세다. 이날 서울의 휘발유 가격은 L당 2026.88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한 7일(2029.71원)에 비해 2.83원 하락했다.

 국내 기름값이 떨어진 것을 놓고 업계에서는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정유사들이 기름값 할인조치가 끝난 뒤 일제히 기름값을 올려 주유소에 공급하다, 지난달 넷째 주부터 다시 가격을 일부 내린 것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7월 셋째 주 주유소 공급 가격은 첫째 주에 비해 L당 71.48원 오른 1833.23원이었으나, 넷째 주에는 L당 8.02원씩 값이 떨어졌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 위기가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경기 침체로 석유 수요가 줄면 값 또한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이달석 본부장은 “국제 유가는 통상 2주 뒤쯤 국내에 영향을 끼치지만,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인해 (국제 유가) 낙폭이 커지면서 그런 분위기가 선(先)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국내 기름값은 상반기에 비해 밝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로존 재정 위기로 하반기 석유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반면에 환율 변수로 인해 국내 유가가 외려 올라갈 것이란 예측도 있다. 경기 침체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나라에 투자했던 달러화를 급격히 회수할 경우 환율이 급등할 위험이 있다. 그렇게 되면 국내 정유사들의 원유 수입 단가 또한 높아질 수밖에 없다. 선진국의 기름 소비는 줄더라도 중국 등 신흥개발국의 수요가 꾸준해 기름값이 크게 떨어지지 않으리란 전망도 있다.

 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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