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유가 밴드제 이면합의'

중앙일보

입력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빈 회담에서 하루 145만2천배럴의 증산에 합의한 외에 유가안정을 위해 신속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유가 밴드제의 도입에도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 보도했다.

WSJ은 회담 폐막 다음날인 29일(현지시간) OPEC 회원국 석유장관들을 인터뷰한결과 일정한 유가 변동폭을 설정, 상한선 및 하한선에 도달했을 경우 자동적으로 증산 또는 감산에 나서기로 하는 이면합의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WSJ은 알리 나이미 이란 석유장관이 폐막 마지막날인 28일 6시간동안 각종 도표와 차트까지 동원하며 유가 밴드제 도입 필요성을 강력 설득했고 증산합의에 반대했던 이란마저도 이 제의에 지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번 회담의 의장을 맡은 알리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석유장관도 "유가가 변동폭 상.하한선에 도달할 경우 회담을 소집하지 않고도 회원국에 전화를 걸어 증산또는 감산을 직접 지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WSJ은 보도하고OPEC가 목표로 하고 있는 유가밴드는 북해산 브렌트유를 기준으로 배럴당 20-27달러라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OPEC 회원국들이 유가밴드제 도입에 합의한 것은 지난 15개월간의 급격한 유가변동을 막고 상대적으로 고유가를 유지하기 위한 계산 때문이라면서 OPEC는 이같은 합의를 공동성명에는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가는 작년초만해도 공급과잉으로 인해 최저치인 배럴당 11달러로 하락했다가 이달들면서 한때 34달러까지 치솟는 등 급격한 변화를 보였지만 상대적으로 저유가기간이 훨씬 길었기 때문에 OPEC로서는 손해였던 셈.

이에 대해 빌 리처드슨 미국 에너지장관은 유가가 30달러 이상으로 치솟는 것보다는 유가 밴드제가 훨씬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유가 밴드제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는 회피했다.

(빈 AP=연합뉴스) ycs@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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