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제로금리 기조 유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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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은 성장의 핵심인 민간 소비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디플레 압력도 둔화되고 있기는 하나 그간 지속해온 `제로금리' 정책 기조를 유지할 방침인 것으로 29일 공개된 통화정책이사회 회의록이 전했다.

지난달 24일자 회의록에 따르면 일부 이사들은 "민간 소비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물가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다른 이사들은 "민간 소비 회복세가 여전히 미미해 경제 상황 기조를 바꿀만큼은 되지 않는다"는 신중론을 개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사회는 제로금리 정책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회의록은 전했다. 그러나 9명의 이사 가운데 2명은 지난 13개월간 지속돼온 제로금리 정책을 바꿀 때가 됐다는 견해를 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에서는 또 성장 촉진을 위해 일본은행이 인플레 목표치를 설정하는 것이 어떠냐는 제의에 대한 토론도 이뤄진 것으로 회의록이 전했다. 그러나 하야미 마사루 일본은행 총재는 그간 거듭해서 인플레 목표치 설정을 검토할 수는 있으나 이것을 통화정책을 늦추기 위한 방편으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인플레 목표치가 잘못 운용될 경우 물가만 뛰게 하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부분의 경제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이 내년까지는 제로금리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오부치 게이조 총리는 이날 의회에 출석해 질의에 응답하는 가운데 "재정개혁의 필요성을 절감하지만 먼저 경제가 (확고하게) 회복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오부치 총리는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당수가 재정 개혁 방안을 밝히라고 요구한데 대해 이렇게 답변했다.

(도쿄 AFP=연합뉴스) jksun@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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