쾰러 'IMF 선진국 입김 약화 필요'

중앙일보

입력

국제통화기금(IMF) 차기 총재로 선출된 호르스트 쾰러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총재는 29일 IMF가 대주주인 서방선진국들의 입김에서 좀 더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쾰러 총재는 유럽 및 미국의 주요 언론과 잇따라 인터뷰를 갖고 IMF의 운영방침과 개혁방안, 세계경제의 진단 및 전망 등과 관련한 견해를 표명했다.

쾰러 총재는 경제일간지 월 스트리트 저널 유럽판과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강력한 주주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는 매우 어렵겠지만 IMF가 회원국들의 국내 정치에 좌지우지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쾰러 총재는 "IMF `독립'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시키기 위한 대화를 시작하고 싶다"면서 "이때의 `독립'이란 주주들로부터의 독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일상적업무나 개별국들의 문제때문에 IMF가 휘둘려서는 안된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IMF의 기능과 조직 개편에 대해서는 "개혁의 필요성은 있지만 완전히 뒤집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에 대한 IMF의 자금지원을 둘러싼 비판과 관련해 쾰러 총재는 "러시아의 경제이행과 같은 대사건을 겪으면서 부분적인 시행착오는 불가피한 것이었다"고 지적하고 "중요한 것은 가능한 한 빨리 실수를 알아차리고 올바른 결론을 이끌어내는것"이라고 강조했다.

쾰러 총재는 이탈리아의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와의 인터뷰에서도 "블라디미르푸틴 러시아 대통령 당선자에게 국제적 신뢰를 구축하고 자신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을 주자"고 촉구했다.

쾰러 총재는 독일 일간지 디 차이트와 가진 인터뷰에서는 "현재 활황세인 주식시장은 투기적 거품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쾰러 총재는 이 인터뷰에서 "유가의 추이에 따라 세계경제에 추가적인 위험이발생할 수 있으나 상황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미국 뉴욕 타임스와의 회견에서 쾰러 총재는 "IMF는 세계와 세계화된 지구촌 경제의 안정과 성장을 지키기 위해 과거보다 훨씬 더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할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IMF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세계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이라고 지적하고 "러시아와 아시아의 경제 위기 이후의 IMF는 국제금융시장의 모범을 정립해야하며 이를 위해 건전한 은행 시스템과 영업관행 등의 기준 및 행동강령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리 AFP=연합뉴스) cwhyna@yonhapnews.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