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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강등 당했다 Q&A] Q. 신용등급 AAA와 AA+의 차이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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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엉클샘(미국의 애칭)’이 사상 처음으로 신용등급을 강등당했다. ‘미국 국채=절대안전’이라는 신화가 무너지면서 세계 경제 패권국가로서의 미국은 체면이 크게 구겨졌다. 5일(현지시간) 한 행인이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앞을 지나고 있다. [블룸버그]


Q. ‘AAA’와 ‘AA+’는 어떤 차이가 있나.

 A. 투자위험도에선 별 차이가 없다. AAA 등급 채권에만 투자하도록 돼 있는 극히 일부 국부펀드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 펀드나 연기금은 두 등급 사이에 차별을 두지 않고 있다. 따라서 미 국채 신용등급이 떨어졌다고 해도 이를 당장 팔아야 할 필요도 없다. 다만 AAA는 ‘프라임(prime)’ 등급으로 최고의 신용도를 나타내는 상징인 만큼 미국의 위상에 큰 상처가 난 것은 사실이다.

 Q. 1조2000억 달러의 미 국채를 보유한 중국이 미 국채를 팔지 않을까.

 A. 현재로선 미 국채를 대신할 만큼 환금성이 뒷받침되는 투자대상이 없다. 금이 있긴 하지만 물량이 충분치 않다. 따라서 중국이 미 국채를 투매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국제금융가의 예상이다. 다만 장기적으론 중국도 미 국채 비중을 줄여갈 공산이 크다. 달러와 미 국채를 대신할 새로운 국제통화와 투자대상을 모색하는 움직임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Q. 룩셈부르크는 AAA 등급이다. 미국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확률이 룩셈부르크보다 커진 건가.

 A. 꼭 그렇지는 않다. 미국은 세계의 통화인 달러를 찍어낼 수 있는 권리를 독점한 국가다. 달러의 지위가 유지되는 한 미국의 디폴트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더욱이 미 의회가 정부의 부채한도를 증액해 2012년까지는 이 문제가 불거질 위험도 사라졌다. 다만 장기적으로 볼 때 미 의회가 정한 부채 감축 규모로는 눈덩이 빚을 줄이기 어렵다. 이것이 달러와 미 국채의 신뢰를 뿌리째 흔들 수 있다는 측면에선 미국의 장래가 룩셈부르크보다 어둡다고 볼 수 있다.

 Q. 신용등급 강등으로 미 국채 금리가 뛰어 미 정부가 1000억 달러 추가 부담을 해야 한다는데.

 A. JP모건이 AAA와 AA+ 등급 국가의 국채 발행금리를 비교해 봤더니 평균적으로 AA+ 등급 국가의 발행비용이 0.7%포인트 높았다. 이를 현재 미 국채 발행규모에 대입해 보니 미 정부가 연간 1000억 달러 정도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AAA와 AA+ 등급 국가 간 평균적 차이일 뿐이다. 신용등급이 강등됐다고 국채 금리가 기계적으로 오르진 않는다. 일본의 신용등급도 AAA에서 AA+로 강등됐으나 국채 발행금리가 뛰지는 않았다. 단기적으론 안전자산을 찾는 수요가 늘어 미 국채 금리가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Q. 미국이 다시 AAA 등급을 회복하는 데 얼마나 걸릴까.

 A. 현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미국이 곧바로 AAA 등급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미 정부의 빚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대책을 미 정치권이 이끌어낼 수 있느냐다. 계속 정쟁에 몰두한다면 신용등급의 추가 강등 가능성도 있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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