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도피, 청구상사 김석원회장 귀국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9월 수백억원의 고객 투자금을 횡령하고 해외로 달아나 전국적인 파이낸스 영업중단 사태를 불러왔던 ㈜청구상사 김석원(35)
회장이 도피 6개월여만인 27일 귀국, 경찰에 자수했다.

김회장은 이날 오전 8시34분께 대한항공 KE662편으로 김해공항으로 입국한 뒤 기내에서 공항경찰대에 의해 체포돼 수갑이 채워진 상태로 입국장에서 대기하고 있던 부산 남부경찰서 형사대에 인계돼 경찰서로 연행됐다.

남부경찰서는 수사관 9명으로 전담반을 구성, 김회장이 고객들로부터 받은 투자금 가운데 지금까지 사용처가 밝혀지지 않은 184억여원의 행방을 집중추궁하고 있다.

그러나 김회장은 "조사과정에서 자금 사용처를 모두 밝히겠으며 비자금 조성과정.관계 로비설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김회장은 또 출국직전 인출한 11억원에 대해서는 "추후 수사과정에서 밝히겠다"고 밝혔다.

김회장은 그간의 행적에 대해 "지난해 9월 14일 싱가포르에 동생 석인씨와 함께 도착한 뒤 태국 방콕과 말레이시아를 오가며 오피스텔에서 생활했으며 석인씨와는 9월말께 헤어진 뒤 연락이 끊겼다"고 진술했다.

김회장은 동생 김석인(34)
씨가 대표로 있는 청구파이낸스를 통해 97년 11월 이후 4천여명의 투자자에게서 1천580억여원을 유치해 이 가운데 70%를 가.차명계좌로 빼돌린 뒤 지난해 9월 14일 고객투자금 11억여원을 인출해 동생 석인씨와 함께 싱가포르로 도주했었다.

청구파이낸스가 유치한 고객 투자금 가운데 정상적으로 고객들에게 상환되거나 환매된 755억여원과 대출금(15억여원)
, 이자지급(77억여원)
, 부동산 매입자금(209억여원)
등을 제외한 184억1천453만여원의 행방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김회장 형제의 해외도피 이후 투자자들은 김회장이 비자금 가운데 상당액을 로비자금으로 제공했다며 정.관계 로비설을 주장해왔다. .

(부산=연합뉴스)
이영희기자 lyh9502@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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