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교부 간부, 이메일로 환경부와 통합 제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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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교통부와 환경부를 합쳐 시너지 효과를 거두자.'' 최근 물관리업무 일원화를 놓고 건교부와 환경부가 `물밑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건교부의 현직 고위간부가 인터넷을 통해 두 부처의 통합을 주장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건교부 한현규 건설경제국장(46)은 23일 환경부와 건교부 전직원들에게 전자메일을 보내 "최근 물관리업무 일원화를 놓고 또 다시 양 부처 간에 피곤한 싸움이 시작되려 하고 있다"면서 "부처의 업무를 갖고 더 이상 싸우는 것은 개인적으로 피곤할 뿐아니라 국력도 낭비한다"고 개탄했다.

그는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건설과 교통 그리고 환경이 합쳐 아름다운 국토,편리한 교통, 깨끗한 환경을 이룬 유럽국가들처럼 우리도 두 부처의 기능을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거두자"고 제안했다.

행정고시 출신(20회)으로 건교부 기획예산담당관과 대통령비서관 등 요직을 거친 한 국장은 "통합이 될 경우 다시 한번 우리의 선배와 동료들이 곁을 떠나는 아픔이 있겠지만 국민이 편안해지고 국토가 아름다워지고 교통이 편해지는데 그 정도의아픔은 참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두 부처 직원들에게 e-메일을 보낸 것은 실무차원에서 허심탄회하게 이 문제를 논의해보자는 개인적인 생각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다양한 의견교환을 통해 발전적인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수질관리업무를 담당하는 환경부 수질보전국의 한 간부는 한국장에게 보낸 답신에서 "그동안 건교부는 환경문제를 너무 도외시한 면이 있다"고 지적한 뒤 "그러나 솔직담백한 의견을 사이버공간을 통해 교환하자는 발상은 전향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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