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드림을 먹고사는 두 젊은이 David&Danny

중앙일보

입력

금번 테크프레스 주최 '' IT 홈페이지 경연대회 ''에서 높은 지지율로 그랑프리를 차지한 ''David & Danny'' 컬럼 사이트의 주인공 김지훈(31), 박세용(30)씨를 만났다. 인터넷과 관련된 컨텐츠를 디자인, 기술, 광고, 비즈니스 차원에서 분류하여 컬럼형식으로 보여주고 있는 사이트로 컨텐츠 뿐만 아니라 UI, Navigation정리도 깔끔하다. ''인터넷 키즈''라 불러 달라는 두 사람, 화창한 봄날의 기운을 물씬 느낄 수 있었던 웨스틴 조선호텔 정원에서의 만남을 공개한다.

만나자 마자 인사 나눌 여유도 주지 않고 바로 시작되는 두 사람 간의 인터넷 논쟁. 다소 경쟁적으로 비쳐지기는 하지만 서로 질세라 토로하는 와중에서 그들의 인터넷에 대한 열정을 십분 느낄 수 있었다.

인터넷 키즈의 첫 만남

두 사람은 광고대행사 ''제일기획''에서 인연을 맺는다. 김지훈씨는 디자이너(GD)로, 박세용씨는 광고기획자(AE)로 서로의 프로근성을 발휘할 수 있는 각자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어느날 갑자기 김지훈씨는 제일기획 디자이너라는 남부럽지 않은 직장을 관두고 인터넷 벤처기업인 인츠닷컴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이에 질세라 박세용씨도 작년부터 라이코스 코리아에서 사업기획일을 시작했다.

서로 호형호제하는 절친한 사이인 그들은 회사를 인터넷 기업으로 옮기기 훨씬 이전부터 현재의 컬럼 사이트인 ''David & Danny''를 운영했다. 박세용씨가 뉴욕주립대에서 MBA를 전공할 때의 미국명인 Danny와 김지훈씨의 글로벌명인 David를 합하여 사이트의 타이틀로 만들었다.

두 사람 각각의 전공인 디자인과 마케팅 그리고 두사람이 공유하고 있는 인터넷에 대한 열정이 혼합되어 만들어진 사이트가 David & Danny 이다.

인터넷 비즈니스 컨설턴트를 꿈꾸며

그들의 홈페이지(www.column.pe.kr)를 경험해 본 일반인들은 다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전문성이 뛰어 나다고들 혀를 내두른다. 특히 여간해서는 자기 개인시간을 내기 어려운 인터넷 업계에 근무하면서 짬을 내어 운영하는 사이트치고는 완성도가 매우 높다는 것이다.

인터넷 붐이 거의 극에 달할 정도로 치솟은 지금 시점에도 아직까지 그다지 신뢰할 만큼 완성도 있는 컬럼 사이트들을 찾기가 쉽지않다.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컨설팅 역할을 흉내내는 몇몇의 사이트들을 손꼽을 수 있을 정도이다.

물론 이들의 사이트가 프로 컨설팅 수준의 전문성을 갖춘 것은 아니지만 내실을 기하지 않고 속 빈 강정식의 인터넷 산업으로 흐르고 있는 요즘 세태에 청량제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주는 듯 하다.

영원한 인터넷 키즈로 남고 싶은 너무도 너무도 인간적인

현재 모 IT전문 일간지에서도 컬럼 의뢰가 들어와 정기적인 글을 쓰고 있다고 한다. "저는 단지 돈이나 명예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이러한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로지 인터넷 정신에 의거하여 정보를 공유하자는 취지죠. " David (김지훈)은 자신이 아마추어 컬럼리스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며 최근 일부 거품 사이트들과 동 취급 당하기를 꺼려했다.

"영화 할리우드 키드에서 보여진 ''무조건적인 영화에의 사랑''이 바로 우리들 컨셉입니다. 인터넷이라는 미맥스(지식의 저장창고)속에서 허우적거리며 혼자 또는 누군가와 커뮤니케이션 한다는 일 자체가 얼마나 즐거운 일입니까? 밤 세워 인터넷 좋아하는 사람들과 얘기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즐거워요." 이성보다는 감성이 앞서 보이는 Danny의 발언은 그의 직업적 성격과 거리감이 있는 것 같이 느껴졌지만 모든 일에는 감성이 우선되어야 이성적 논리도 덧붙여지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새삼 느꼈다.

오늘 그리고 내일

인터넷 업계에서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 David(김지훈)은 새로운 벤처로의 여행을 떠났다. 4월 초 오픈 예정인, 본인 표현상의 ''국내 최고의 여성 포털 사이트''를 위해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만남을 시작한 것이다. 그에게 있어서는 또 하나의 도전인 것이다.

인터뷰를 마친 후 예의상 꺼 두었던 두 사람의 휴대폰에 온 스위치가 켜지기 무섭게 벨이 울렸다. 각자의 인터넷 세계로의 부름을 받고 두 사람은 금새 사라졌다.

인터넷 키즈를 표방하는 순수한 두 젊은이들과의 대담, 지나치게 상업적인 목적으로만 치닫고 있는 우리네 인터넷 현실세계에 한 바가지의 신선한 찬물을 뿌리고 지나간 듯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